갑자기 걸리면 절망···마음 달래는 ‘뇌졸중코디네이터’를 아시나요?

[메디피플 365] 유영 뇌졸중코디네이터_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뇌졸중 집중치료실

뇌졸중 집중치료실 앞 복도에서 포즈를 취한 유영 코디네이터.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의료(醫療)는 의술로 병을 고치는 일을 말한다.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의료계를 형성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통해 환자는 질병을 치유하고 국민건강 증진이 가능해진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뇌졸중 집중치료실 ‘뇌졸중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유영 간호사(35)는 올해 경력이 14년차(중환자실 7년, 뇌졸중 코디네이터 7년)에 접어든 의료인이다. 2010년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간호사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2019년 4월 은평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합류했다.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약 2년 동안 뇌졸중코디네이터를 했고, 은평성모병원에서는 줄곧 같은 일을 맡고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막힘이나 터짐)으로 인해 뇌세포가 급격히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으로, 세계적으로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은 치료 후에도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평상시 지속적인 관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영 코디네이터는 “뇌졸중은 유병률도 높고 사망률도 높은 질환이지만 아직도 뇌졸중의 증상을 모르시는 분이 많은 것 같다”면서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들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한쪽 팔다리나 한쪽 얼굴 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 극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지 말고 병원에 꼭 내원하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뇌졸중 전문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어떤가요.

“같은 뇌졸중 코디네이터라도 각 병원 환경에 맞춰 업무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뇌졸중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합니다. 저의 경우 각종 뇌졸중 평가 준비와 지표관리, 환자·보호자 상담, 간호사 직무교육, 뇌졸중 건강강좌 준비 등을 주로 합니다. 지표관리는 영상 검사가 빨리 이뤄졌는지, 입원 후 조기 재활이 이뤄지는지, 뇌졸중 교육 시행은 원활한지 등 10여 가지가 됩니다.”

―뇌졸중코디네이터가 된 계기와 배경과 과정은.

“중환자실 임상경력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교수님들 모습을 보고 점점 뇌졸중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요. 처음 하는 업무라 공부를 많이 했고, 적응하기까지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근무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환자분들께 받은 많은 사랑 덕분인 거 같습니다.”

―입원 환자나 보호자들과 소통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그 어려운 점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갑작스럽게 발생한 중증, 경증 등의 뇌졸중으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일들로 혼란스러울 때 궁금한 내용과 입원 과정 등을 설명해 드리고 있습니다. ‘라포’ 형성을 통해 신뢰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통해 환자나 보호자의 불안감을 낮춰줄 수 있고 믿음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친척분도 뇌졸중으로 입원하셨는데, 이를 실제로 경험하고 나서 이전보다 환자나 보호자 분들의 상황에 더 공감되었습니다. 제가 어떠한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늘 생각하고 고민합니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주로 어떤 사항을 궁금해 하나요.

“입원 중 검사를 왜 많이 하는지(심장 검사 등),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뇌졸중이 재발할 수 있는지, 신경학적 손상이 있는 경우 그대로 장애가 남는지,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지, 뇌졸중 질병과 관련된 지원제도(산정 특례, 장기 요양보험, 장애 진단 등) 등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십니다.”

―보람과 긍지를 느낄 때가 있다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칭찬 VOC(고객의 소리)를 통해 전해주시는 내용들을 보면 제가 해드린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전해주시기에 힘들어도 다시 한번 힘을 내게 됩니다.”

유영 코디네이터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칭찬이나 감사 내용을 근거로 ‘고객행복팀’에서 수여하는 배지를 5개나 받았다. 칭찬 사연을 살펴보자.

“갑작스럽고 눈물만 나고 손, 발, 다리가 마비가 왔음을 느낄 때마다 절망이었어요. 집중치료실에 계신 간호사님을 모두 환자들에게 힘이 되고 따뜻하신 분들이세요. 특히 유영 님♡ 울고 있는 저에게 시간별로 운동해 보라고 프린터도 해주시고 병실 옮긴 후에도 응원해 주시고 고마워요. 간호사님들 고마워요.” (A환자)

“제일 아프고 힘든 시기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에 입원하여 마음적으로 안정을 찾아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유영 간호사님을 칭찬합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고 용기를 주시어 안정을 찾고 치료받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B환자)

―일반인의 뇌졸중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한 조언을 해주세요.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다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나쁜 생활 습관인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실 것을 권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졸중의 위험신호인 ‘미니 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 허혈성 발작은 잠시 뇌졸중 증상이 왔다가 곧 좋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뇌졸중 위험신호로, 조만간 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여 진료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퇴원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뇌졸중은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인 변화입니다. 이미 발생한 일을 되풀이하여 생각하거나 왜 이런 질병이 생겼는지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말고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뇌졸중은 원인 질환과 함께 위험인자 조절이 필요한 질환으로 꾸준한 관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보호자들은 환자분들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세요.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도 많이 어렵고 힘드실 텐데, 환자를 돌보는 것 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건강도 챙기시고 스트레스 관리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뇌졸중 입원 환자들은 다른 진료과와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유영 뇌졸중코티네이터가 72병동 휴게 공간에서 코메디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은평성모병원은 뇌졸중 치료에 대해 다학제간 협진이 잘 이루어집니다. 뇌졸중 진단과 치료와 관련된 신경과, 신경외과 등 주 치료과를 포함하여 심장내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과 기타 지원 부서들이 함께하는 뇌졸중 집담회를 통해 정기적인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뇌신경센터는 이달 30일 낮 12시부터 뇌졸중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뇌졸중의 응급조치와 약물치료 및 치매·우울증 등 연관질환에 대한 통합 정보를 제공하며 참석자 전원 무료 혈압 및 혈당 검사를 진행한다.

뇌신경센터 의료진과 재활의학팀, 영양팀 및 은평소방서가 함께하는 이번 공개강좌에서는 ▲뇌졸중의 응급조치(은평소방서 구급팀 좌경호 반장) ▲뇌졸중 후 약물치료(신경외과 은진 교수) ▲뇌졸중 후 치매(신경과 류나영 교수) ▲뇌졸중 후 우울증(정신건강의학과 이승엽 교수) 등 뇌졸중의 증상과 치료, 연관 질환에 대한 강의가 진행된다. 이어 ▲뇌졸중 후 재활치료(재활의학팀 김보중 재활치료사) ▲뇌졸중 후 식이관리(영양팀 한지윤 영양사) 등 재활 운동법과 건강한 식사법에 대한 강의 및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강좌 시작에 앞서 오전 11시부터는 무료 혈압, 혈당 검사 부스가 운영된다. 이번 공개강좌는 뇌졸중에 관심 있는 환자와 보호자, 지역주민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좌우명이나 생활신조를 소개해 주세요.

“변화의 첫걸음은 행동에 옮기는 것입니다.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이 생기게 되고, 실제로 내가 잘 해낼 수 있는 일도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해보고 경험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은 힘들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처음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건강 유지를 위해 틈틈이 시간을 내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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