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혈액암 ‘맨틀세포 림프종’ 치료…“표적약 병용에 답 있다”

[ASH 2023] '임브루비카'와 '벤클렉스타' 병용 결과, 생존 개선 혜택 확인

임브루비카, 벤클렉스타 제품. [사진=얀센/애브비]

난치성 혈액암으로 손꼽히는 맨틀세포 림프종 치료에 두 가지 항암제를 섞어쓰는 병용요법의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맨틀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의 단독 사용에는 치료 효과가 낮았지만, ‘벤클렉스타(성분명 베네토클락스)’를 함께 썼을 때엔 생존 개선 혜택이 두드러졌다. 임브루비카는 BTK(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를 억제하는 작용을, 벤클렉스타는 BCL-2(B세포 림프종-2) 억제제로 작용한다.

벤클렉스타는 다국적 제약기업 애브비가 개발한 표적 신약으로, 먹는 BCL-2 억제제로는 최초 승인을 받았다. 이 치료제는 세포자멸사를 방해하는 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과도한 발현을 억제하고,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을 막는다.

최근 임브루비카와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 3상(Sympatico 연구)의 일차 분석 결과가 제65회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 2023)에서 발표됐다. 맨틀세포 림프종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일종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면역 B세포 혈액암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맨틀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브루비카와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은 임브루비카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이 악화되지 않고 더 오래 생존하는 결과를 보고했다.

세부적으로 치료 52개월 시점에서 임브루비카와 벤클렉스타를 병용 투여한 환자들은 질병이 악화되지 않고 31.9개월(중앙값)을 생존한 반면, 임브루비카와 위약(가짜약)을 함께 투여한 환자들은 22.1개월에 불과했다.

더욱이 치료 24개월 후 비교 결과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 가운데 57%가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했으나, 임브루비카와 위약을 병용한 환자는 45%에 그쳤다. 다만, 항암제의 효과 판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인 전체 생존기간(OS) 지표는 아직 분석이 진행 중이다.

책임연구자인 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 마이클 왕 박사는 “난치성 맨틀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임브루비카 단독요법은 실패했지만, 병용요법은 생존 혜택이 확인되면서 여전히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임브루비카와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은 재발성, 불응성 맨틀세포 림프종에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맨틀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브루비카와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의 최종 OS 분석 결과는 2025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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