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고 운전하면 혈압 치솟는다…어떻게?

혼잡한 도로, 고속도로 주의…혈압 4.50mmHg 치솟고 1시간 뒤 가장 심각

우리나라 대도시도 교통체증 때 대기오염에 주의해야 한다. 운전자는 특히 ‘초미세먼지: 나쁨’ 경보땐 자동차 문을 열지 않고 운행하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통이 혼잡한 대도시 도로나 고속도로에선 자동차 문을 계속 열고 가면 혈압이 4.50mmHg나 치솟고 온종일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22~45세의 건강한 참가자들이 시애틀의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 속에서 운전하는 동안 혈압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틀 동안의 주행에서 걸러지지 않은 도로의 탁한 공기가 자동차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또 사흘째엔 참가자의 자동차에 미립자 오염을 약 86% 차단하는 특정 필터(고품질 HEPA 필터)를 장착했다. 참가자는 자신이 청정공기 주행 중인지 도로공기 주행 중인지 알지 못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워 교통체증으로 발생해 여과되지 않은 공기는 차 안에 있는 동안은 물론 최대 24시간 후에도 승객의 혈압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과되지 않은 공기를 마신 참가자는 여과된 공기를 마신 참가자에 비해 혈압이 4.50mmHg 이상 올라갔다. 혈압은 매우 빠른 속도로 올라갔으며 운전 후 약 1시간이 지나면 정점에 이르렀다. 또 상승한 혈압이 24시간 이상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4시간이 지난 뒤에는 테스트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조엘 카우프만 교수(환경직업건강)는 “우리 몸은 뇌로 가는 혈압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교통 관련 대기오염은 이 시스템의 혈압 조절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오염 물질이 혈압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고나트륨 식단으로 소금을 많이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혈압 상승 효과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대도시의 도로는 자동차의 끊임없는 흐름으로 인근 지역에 심각한 대기오염 물질을 뿜어낸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배기가스, 브레이크 및 타이어 마모, 도로 먼지 등 교통 관련 대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심혈관병, 천식, 폐암 위험과 사망률이 높아진다. 또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되면 통제된 환경에서 혈압이 상승한다. 연구에는 워싱턴대 환경직업건강과학과, 토목환경공학과, 생물통계학과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Blood Pressure Effect of Traffic-Related Air Pollution: A Crossover Trial of In-Vehicle Filtration)는 미국내과학회 저널인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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