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염증성 장질환 신약 허가 시동…“내년 신청 예정”

올해 4월 생산설비 문제로 궤양성 대장염 허가 지연...최근 크론병 임상 성공

[사진=일라이 릴리]

치료가 까다로운 크론병 분야에 새로운 표적 치료 옵션이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미리키주맙’이 그 주인공으로, 대표적 염증성 장질환으로 분류되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제로 신약 허가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글로벌 허가에 주요 관문이 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올초 생산 설비상의 문제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된 상태지만, 최근 크론병 후기 임상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릴리는 12일(현지시간) 미리키주맙의 크론병 임상 3상 결과 연구의 주요 평가 기준을 모두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분석 결과 1차 평가변수와 주요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총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 신약 신청에 근거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리키주맙은 면역조절에 관여하는 인터루킨(IL)-23p19 단백질에 작용하는 선택적 인터루킨 억제제로 분류된다. 인터루킨은 백혈구를 포함하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신호전달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이다. 이들은 체내 면역 및 염증 반응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임상은 VIVID-1 연구로 명명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릴리의 미리키주맙을 투약한 환자의 절반 이상인 54.1%가 치료 52주차에 증세가 나아지는 임상적 관해 상태에 도달했다. 이에 비해 위약군(가짜약)에서 임상적 관해 상태에 도달한 비율은 19.6%에 불과했다.

다만, 현재 크론병에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인터루킨 억제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와의 비교에서는 다소 아쉬운 치료 성적을 보고했다. 치료 이후 환자의 장질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적 반응을 살펴본 결과, 스텔라라를 앞서는 우월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릴리 측은 “스텔라라와 비교해 임상 수치적으로는 더 높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릴리는 “내년에 미국 FDA 및 기타 글로벌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크론병 시장 진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약은 이미 영국 및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지만, 올해 4월 미국 허가에는 차질을 빚었다.

FDA는 작년 10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릴리의 생산공장을 점검한 뒤 의약품 충전 라인에 결함 문제를 지적하고 조정 명령을 의미하는 483 양식(Form 483)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4월 제조 관련 결함을 이유로 미리키주맙의 궤양성 대장염 허가를 거부했다.

당시 릴리는 “지적받은 사항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 허가당국과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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