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종 바이러스 예측할 수 있을까?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법 개발하는 데 도움될 것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이 실제로 출현하기 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버드의대와 옥스퍼드대의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인공지능 도구인 이브스케이프(EVEscape)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뉴스-메디컬 넷(News-Medical Net)’이 보도했다.

이 도구에는 바이러스에 발생할 수 있는 변화를 예측하는 진화 염기서열 모델과 바이러스에 대한 상세한 생물학적 및 구조적 정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통해 바이러스가 진화함에 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변종을 예측하게 된다.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때 이브스케이프를 배치했다면 돌연변이를 정확히 예측하고 가장 우려되는 변종을 식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도구는 HIV와 인플루엔자 등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예측했다.

연구진은 이브스케이프를 사용해 앞으로 우려되는 변종을 예측하고 있으며, 2주마다 새로운 변종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 정보는 과학자들이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도구의 개발에 앞서 연구진은 인간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라는 다른 맥락에서 진화적 변이 효과 모델(Evolutionary Model of Variant Effect)의 줄임말인 EVE를 개발했다. EVE의 핵심은 종 전체에 걸친 대규모 진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백질의 기능을 예측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생성 모델이다. EVE를 통해 암, 심장 박동 장애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의 양성 돌연변이와 질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백신과 치료법을 무력화하기 위해 계속 변형을 거듭하며 구조를 변경했다. 마치 진화를 위해 진화한 것과 같다”며 “이에 따라 바이러스 변종 예측을 위해 EVE를 이브스케이프라는 새로운 도구로 재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EVE의 생성 모델을 가져와 면역 체계가 가장 쉽게 표적으로 삼는 부위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 바이러스에 대한 생물학적 및 구조적 세부 정보를 추가했다. 연구진은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를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진화 역사에서 얻은 지식 위에 겹겹이 쌓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인 2020년 1월로 시계를 되돌려 이브스케이프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팬데믹 기간 동안 어떤 돌연변이가 발생할지 정확하게 예측했다. 돌연변이 중 어떤 것이 가장 널리 퍼질지 예측하는 데 있어서도 실험적 접근법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관련 항체가 집단에서 생성돼 테스트에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던 만큼 이브스케이프는 실험실 기반 테스트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또 이브스케이프는 팬데믹이 진행되고 바이러스가 이러한 치료법을 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를 개발함에 따라 어떤 항체 기반 치료법이 효능을 잃게 될지도 예측했다. 이 도구는 매주 생성되는 수만 개의 새로운 변종을 선별해 문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변종을 식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변종의 위협 수준을 신속하게 파악함으로써 공중 보건에 대한 조기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브스케이프를 HIV와 인플루엔자 등 다른 일반적인 바이러스에도 일반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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