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표적 신약 ‘텝메코’…한국인 환자서 효과 더 좋을까?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 한국인 포함 아시아인 장기간 추적 연구

텝메코 제품 사진. [사진=머크바이오파마]

머크 바이오파마의 폐암 신약 ‘텝메코(성분명 테포티닙)’가 한국인 환자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폐암 중에서도 MET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잡은 유일한 항암제로 쓰임새는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환자 20명이 포함된 아시아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106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절반이 넘는 환자가 약물치료에 효과를 나타냈으며 반응지속기간은 18.5개월로 개선됐다.

지난 9일부터 4일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2023년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CLC 2023)에서 MET 엑손 14 결손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텝메코의 새로운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가 텝메코의 대표 임상인 VISON 연구에 등록된 환자 가운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4%에서 나타나는 MET 변이는 다른 항암 치료에 내성을 일으키고, 뼈 및 뇌 등으로 전이되는 비율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다. 해당 변이가 있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은 1년 미만으로 변이가 없는 환자의 5분의 1 수준이다.

텝메코는 MET 엑손 14 결손 변이(이하 MET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표적치료제다. MET 표적 치료 옵션이 전무한 상황에서 텝메코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획득했으며, 2022년 10월 국내 출시됐다.

앞서 허가 임상인 VISION 연구(Cohort A+C)에서는 조직 생검 또는 액체 생검 환자군 모두에서 32.6개월 동안 치료 차수와 관계없이 유의미한 생존 연장 효과(객관적반응률 51.4%, 반응지속기간 중앙값 18개월)와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 임상으로 평가된다. 연구에는 전 세계적으로 6700명 이상의 환자를 선별해 313명이 등록됐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주요 분석 결과를 보면 텝메코는 객관적반응률 56.6%, 반응지속기간 중앙값 18.5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13.8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5.5개월로 확인됐다. 특히 치료 경험이 없는 아시아인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은 64.0%로 1차 투여 시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재확인시켰다.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을 경험한 환자는 전체의 39.6%로, 새로운 안전성 관련 정보는 파악되지 않았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항암제사업부 이수경 총괄은 “이번 학회에 새롭게 발표된 데이터들은 텝메코가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장기간 추적 결과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1차 치료에서 더욱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텝메코는 현재 A8 국가 중 6개 국가(미국∙영국∙일본∙스위스∙독일∙이탈리아)에 급여 등재됐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암센터, 건양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본원 및 강남),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한양대병원 등의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해 처방되고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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