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같지 않은 ‘렘수면’ 존재의 이유

마음 치유, 뇌 기능 강화 등 긍정적 역할

수면의 여러 단계 중 하나인 렘수면은 꿈을 꾸는 단계로 존재의 이유가 있다. [사진=corbac40/게티이미지뱅크]
잠 못 자는 사람들이 많은 ‘불면증의 시대’다. 최근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1호 허가를 받은 제품이 불면증 치료를 돕는 앱이라는 점도 이 사실을 방증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면 추적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깊은 수면을 취하는 시간과 렘(REM)수면 시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깊이 잠들지 않으며 휴식처럼 보이지도 않는 렘수면은 왜 필요한 걸까? 이 수면 단계는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며 깨어있을 때와 비슷한 상태를 보이기 때문에 ‘활동적인 수면’ 또는 ‘모순적인 수면’으로도 불린다.

수면은 크게 비렘(non-REM)수면과 렘수면이 있고, 비렘수면은 잠의 깊이에 따라 1~4단계로 나뉜다. 꾸벅꾸벅 졸면 비렘수면에 진입하게 되고 처음 10분 정도는 가장 얕은 수면 단계인 1단계가 유지된다. 이후 체온이 떨어지고 뇌파가 느려지면서 2단계에 접어들고 호흡과 심박동수가 느려지며 근육이 이완된다. 3~4단계는 깊은 수면 단계로, 이때 우리 몸은 뼈와 근육을 회복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에너지를 얻는다.

그 다음 단계가 렘수면이다. 이때는 심박동수, 호흡, 뇌 활동이 모두 증가한다. 꿈의 세계에 진입하기 때문에 뇌가 활성화된다. 단, 꿈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팔과 다리 근육은 마비된 상태가 유지된다. 뇌의 스위치가 켜지기 때문에 여러 기억과 지식을 합성하고 생생한 꿈을 만들어낸다.

전날 밤 화가 난 상태로 잠들었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것도 렘수면의 감정 처리 및 기억 재조합 과정 덕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인간수면과학센터에 의하면 렘수면일 때 우리의 뇌는 기억에서 고통스러운 부분들을 분리해내는 역할을 한다. 밤새 마음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렘수면 단계에서 우리 뇌는 전날 경험으로 형성된 새로운 신경 연결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새로운 정보와 기존에 저장된 정보 사이에 발생한 충돌을 조절해 잘 통합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렘수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꿈을 꾼다는 점인데, 일부 전문가들은 꿈이 렘수면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처리하는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잠을 자는 동안 수면 단계는 90~110분 주기로 4~6회 정도 반복된다. 우리가 매일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러한 수면 단계들을 잘 거치며 신체 및 정신 건강을 회복하고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이 만성적으로 부족해지면 고혈압, 당뇨, 치매 등 신체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학습, 감정 처리, 문제 해결 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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