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확장 시술 환자, 치료 기간 줄여도 무방

서울대병원, 이중 항혈소판제 단기 치료 효과 확인

스텐트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텐트 지주 두께와 폴리머가 크게 개선됐다. [그림=서울대병원]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스텐트 시술을 한 뒤 치료 기간이 현재보다 짧아져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한정규·황도연 교수)이 이중 항혈소판제제 3~6개월 투약과 12개월 투약을 비교한 결과다.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차이가 없었다.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이곳이 죽상경화증으로 좁아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이런 질환이 있으면 협착된 혈관을 넓히기 위해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한다.

스텐트 시술 환자의 90% 이상은 재협착을 방지하기 위해 표면에 약물을 입힌 ‘약물용출 스텐트’를 삽입 받는다. 이는 재협착 위험을 크게 낮추지만 혈전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아스피린, 클레피도그렐 등 항혈소판제(혈전 생성을 막는 약) 두 가지를 동시에 투약하는 이중 항혈소판제 치료를 장기간 시행한다. 이러한 표준 치료법도 부작용이 있다. 멍이 드는 가벼운 증상부터 뇌출혈까지 다양한 출혈 부작용을 일으킨다.

최근 도입된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는 기존 스텐트보다 혈전증 위험이 적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항혈소판제 사용 기간이 줄어들어도 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3세대 스텐트는 지주(버팀대)가 얇고, 스텐트에 약물을 입힐 때 필요한 폴리머 성질이 개선돼 혈전증 위험이 크게 줄었다.

국내 33개 기관에서 스텐트 삽입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201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표준 치료방침인 12개월 장기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군 1011명, 3~6개월 단기투약군 1002명을 대상으로 치료와 안전성을 비교·분석하는 임상연구(HOST-IDEA)를 시행한 것.

그 결과 순 유해 임상사건(심장관련 사망, 목표혈관 심근경색, 목표병변 혈관재개통술, 스텐트 혈전증, 주요 출혈의 총합) 발생률은 단기투약군 3.7%, 장기투약군 4.1%로 차이가 없었다. 목표병변실패(심장관련 사망, 목표혈관 심근경색, 목표병변 혈관재개통술의 총합) 발생률은 단기투약군이 2.4%, 장기투약군이 2.5%였고 항혈소판제 투약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주요 출혈 사건 발생률은 각각 1.5%, 1.9%로 역시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을 받는 환자들은 출혈 위험을 감수하면서 장기간 이중 항혈소판제를 투약 받기보다, 3~6개월 투약 후 단일 항혈소판제 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유의미할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국제 진료지침 개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은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회의 주요 임상연구 세션에서 6일 발표됐고, 심혈관계 저널 《혈액순환(Circulation)》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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