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위해, “독 같은 사람 멀리”.. 대인관계 어떻게?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스트레스는 사람과의 관계가 시발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115세로 세계 최고령자인 마리아 브리냐스 모레라 할머니(스페인 거주)가 장수 비결은 “가족-친구와의 좋은 관계”라면서 “독 같은 사람과는 멀리 하라”고 충고했다. 1907년 3월 미국 태생인 그는 증손녀의 도움으로 SNS 활동도 하고 있다. 이 할머니의 말처럼 사이 안 좋은 사람과 계속 만나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독 같은 사람과는 멀리 해야 할까?

◆ 대인관계 좋지 않은 중년 여성…노후에 질병 위험 높다

국제 학술지 영국의학협회저널(BMJ)의 일반정신의학(General Psychiatry)에 배우자, 친구, 동료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흡연이나 비만만큼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대인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중년 여성은 노후에 질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호주 거주 45~50세 여성 77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다. 그 결과 대인관계에서 가장 낮은 만족감을 보인 사람들은 질병이 생길 위험이 두 배 높았다. 연구진은 “대인관계를 식습관, 신체활동, 흡연, 음주와 같은 건강 위험요인 분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람 얼마나 믿는가?’ … 한국 응답자 중 “믿는다” 32.9%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정책 성과 및 동향 분석 기초연구’에 따르면 갤럽월드폴(Gallup World Poll)에서 ‘사람을 얼마나 믿는가?’ 물음에 한국 응답자 중 32.9%만 “믿는다”고 답했다. 뉴질랜드(56.6%), 네덜란드(55.4%), 호주(48.5%), 캐나다(46.7%), 미국(37.0%), 일본(33.7%)보다 낮았다.

‘곤란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나 친지가 있는가?’ 물음에선 한국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18.9%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았다. 이 질문에 ‘없다’고 답변한 비율이 높을수록 사회적 고립도가 크다. 한국보다 고립도가 큰 나라는 콜롬비아(20.7%), 멕시코(22.1%), 튀르키예(26.4%) 등 3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의 행복 수준은 10점 만점 중 6.11점(2021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뒤에서 7번째다. 한국보다 행복 점수가 낮은 나라는 그리스(6.10점), 일본(6.09점). 멕시코(5.99점), 폴란드(5.98점), 콜롬비아(5.29점), 튀르키예(4.37점) 등 6개 국가다.

◆ 스트레스는 모든 병의 근원?… 사람과의 관계가 시발점

사람과의 만남, 대인관계 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 수는 없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긴장감과 집중력을 높이지만 우울증 등 병을 불러올 수 있다. 오래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는 정신적-신체적 자원을 고갈시켜 ‘소진(exhaustion)’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처럼 신체적, 감정적 문제를 가져오는 스트레스를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부른다.

중년 여성들의 화병도 이와 관련이 있다. 시댁, 배우자, 친지, 친구와의 관계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겪지만 겉으로 쉽게 표현을 못해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여성은 일과 직장생활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 건강 해치는 스트레스, 어떻게 조절할까?

115세 세계 최고령 할머니는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독 같은 사람은 멀리하라”고 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만 번잡한 모임, 인맥에서 벗어나 사람과의 만남을 단순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많은 인맥에 대한 목표를 줄이고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명상, 기도 등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나 또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과 좋은 식습관, 수면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게 가장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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