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넘는 유전자가위 치료제 ‘엑사셀’ FDA 허가 언제쯤?

버택스파마슈티컬스, 다음달 엑사셀 FDA 허가제출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세계 최초의 유전자가위 기술 활용 치료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약물은 미국 버택스 파마슈티컬스(Vertex Therapeutics)의 ‘엑사셀'(exa-cel)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말까지 허가신청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약가는 50억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버택스 파마슈티컬스가 노벨상을 받은 크리스퍼(CRISPR) 기반 유전자 편집요법의 최초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엑사셀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출을 앞두고 있다고 미국 피어스파마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엑사셀은 겸상 적혈구 빈혈증 치료제다. 겸상 적혈구 빈혈증은 적혈구 모양이 낫 모양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혈액 내 산소분압이 낮아진 경우에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분자가 낫 모양처럼 뭉쳐 겸상적혈구를 만들게 된다. 겸상 적혈구는 쉽게 파괴돼 심한 빈혈을 일으키고, 모세혈관을 통과하기 어려워 혈관을 막기도 한다.

치료제 대상 환자는 미국과 유럽에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약 3만2000명이다. 이들은 혈관 폐쇄성 문제로 매년 여러 차례 입원을 하거나 잦은 수혈로 버티고 있다.

버텍스와 크리스터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엑사셀 허가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유럽 의약품청(EMA)과 영국 규제당국은 허가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FDA에는 다음달 말까지 허가 신청 순차제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회사는 치료제 출시 준비를 위해 필요한 제조 능력을 구축하는 등 공급망을 확보한 상태다.

가격은 기존 최고 약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엑사셀의 평생 치료비용은 400만 달러(약 50억 3400만원)에서 600만 달러(약 75억 5100만원) 사이로 책정됐다. 확정 가격이 추정치 하단으로 책정되더라도 기존 호주제약사 CSL의 B형 혈우병치료제 ‘헴제닉스’가 기록한 일회성 약물의 최고가인 350만 달러(약 44억 2000만원)는 넘을 전망이다.

이번 치료제가 허가받으면 노벨상을 수상한 유전자가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겸상 적혈구 질환에서 블루버드바이오의 ‘로보셀'(lovo-cel), ‘진테글로'(Zynteglo)와 경쟁해야 한다. 블루버드는 진테글로 가격을 280만 달러(약 35억원)로 책정했으며, 다음 달까지 로보셀의 FDA 허가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엑사셀은 기존 유전자 치료제와 작용 원리에 차이가 있다. 기존 유전자 치료제가 기능성 HBB(변이 헤모글로빈베타)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해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했다면, 엑사셀은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 태아의 헤모글로빈 억제를 해제하고, 적혈구의 건강한 헤모글로빈 양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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