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2030년 새병원 연다… “도심형 스마트 병원”

로봇 활용 물류시스템 도입,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대비

현재의 강남세브란스병원 전경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내년이면 개원 40주년이 되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2023년부터 새 병원 건립에 나선다. 주차 공간을 가장 먼저 확보한 뒤, 빌딩을 수직·수평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983년 의료 인프라가 부족했던 서울 강남 지역에 들어섰다.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강남 변두리에 해당하는 지역에 있어 비가 오면 길이 질척댈 정도였다”면서 “의료 불모지에 병원 문을 열고 강남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으로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새 병원 건립 사업에 매진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이 조화를 이룬 ‘도심형 스마트 병원’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사립대학이 운영하지만, 개원 당시부터 공공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성남, 광주 등 주변 수도권 지역 환자들의 병원 접근성을 높였고, 파독 간호사들의 교육과 취업 등을 이끌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에는 가장 많은 환자를 진료했고, 현재는 국제 환자 유치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최첨단 의료 기술, 환자 중심, 감염관리시스템 강화, 친환경, 모빌리티 혁신 등을 키워드로 한 새병원을 짓는다. 송 원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800병상 규모로, 빅5병원보다는 작지만 최첨단 의료 기술 도입을 선도적으로 시행해왔다”며 “새 병원은 도심형 스마트병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새 병원 건립은 기존에 의료기관들이 시행해온 병원 건립 사업과 다른 점이 있다. 새로운 대지에 기초를 다지고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지에 새 건물을 짓는다. 건립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병원 운영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 상태다.

2030년 들어설 예정인 강남세브란스병원 새병원 조감도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새 병원 건립은 총 3 단계(0~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내년 초순부터는 주차장 확보가 주를 이루는 0단계 사업이 진행된다. 병원 뒤쪽으로 주차 전용 지하 건축물을 조성하고, 인근 교육기관 주차장 일부에 대한 사용권을 획득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에서는 응급부, 진료부, 수술부, 병동부가 수직으로 연계되는 ‘수직 집중형’ 새병원을 세운다. 이후 2단계 사업에서는 새 병원 메인 건물과 기존 2·3동이 철거된 자리에 들어설 건물을 수평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확장된 공간에는 외래 공간이 마련된다. 기존 1동은 2017년 지어진 건물이므로, 철거 대신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차를 이용하는 환자나 내원객은 지하의 드롭존(Drop-Off Zone)을 이용하게 되며, 지상부는 보행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경 설계를 한 가든은 환자, 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병원 내부는 향후 발생할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환자, 의료진, 방문객 동선을 분리한 병동과 외래 배치, 엘리베이터 활용 계획 등이 설계에 반영됐다.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공간도 마련된다. 에이지브이(AGV) 로봇을 이용한 물류시스템 도입,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차) 등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대비한 옥상부 헬리포트 등도 구축된다.

건립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병원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환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송 원장은 “분진, 소음 등의 불편으로 외래 환자 수요가 10% 정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도 불편한 주차 등의 문제가 있음에도 환자들이 꾸준히 내원하고 있다. 의료에 대한 신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의 동선과 공사 진행 동선 분리부터 철저히 계획하고 있다”며 “안전성만큼은 철저히 지키며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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