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누가 더 화를 자주 낼까?(연구)

[사진=Lightspring/shutterstock]

분노는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머릿속에 느닷없이 튀어 오르는 불꽃이다. 코앞에서 주차 공간을 새치기당하거나, 동료의 게으름 탓에 생색도 나지 않는 잔업을 떠맡을 때, 또는 연인의 배신을 목격했을 때 우리는 화가 난다.

동물이라면 어느 종이든 두뇌에 분노의 회로가 장착돼 있다. 당혹감에서 깊은 분노에 이르기까지 ‘화’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개인에 따라 화를 내는 계기나 양상은 매우 다르다.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이 화를 더 잘 낼까?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성별에 따른 분노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정리했다. 화가 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공격적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여성도 남성과 거의 비슷한 빈도로 화를 낸다.

즉, 여성은 남성과 비슷한 정도로 분노를 경험하지만, 남성이 분노를 더 자주 드러낼 뿐이란 것이다.

미국 미주리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 분노를 느끼는 빈도는 차이가 없었다. 다만 즉각적이고 충동적인 반응을 여성이 잘 통제했다. 연구진은 화를 자제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버럭 분노를 드러내고야 마는 남성의 방식은 덜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의대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성별에 따른 뇌 구조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분노와 관련한 뇌 부위는 편도체와 안와전두피질. 남성과 여성의 편도체 크기는 평균적으로 비슷하다. 차이는 안와전두피질에서 났다. 공격적인 충동을 제어하는 부위다. 여성이 남성보다 컸다.

연구진은 그래서 여성이 폭발하려는 분노를 잠재우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요인 외에도 사회적인 기대 역시 성별에 따라 분노의 양상이 다른 이유라고 지적했다.

예일 대학교 심리학과 아리엘 배스킨 소머스 교수는 “예컨대 학교에서 남녀 학생들을 다루는 방식은 꽤 다르기 때문에 분노 반응을 통제하는 능력에 차이가 난다”면서 “따라서 성별에 따른 분노를 사회적인 요인을 배제한 채, 뇌 구조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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