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 낙찰, 건설업계 반면교사 삼아야”

“제약산업, 무엇보다 높은 윤리성 요구”

“성수대교가 무너지면서 남긴 교훈을 제약업계와 도매업계가 상기해야 합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1원 낙찰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와 도매업계가 최저가낙찰제 시행이 몰고 온 문제점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의 상황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최저가낙찰 싸움이 결국 성수대교의 붕괴처럼 부실 공사 내지는 불량한 유지보수 행태를 초래한 것이 아니냐”면서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된 만큼 1원 낙찰과 같은 행위는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짓을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94년 10월 붕괴 사고로 30여 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를 기록한 성수대교는 낙찰률이 66%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부고속철도 공사의 낙찰률도 63%에 머무는 등 건설업계의 덤핑 경쟁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이미 최저가낙찰제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최저가낙찰제는 공사 입찰 시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로 낙찰되는 제도다. 공사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나 자본력보다는 낮은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많은 문제점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낮은 가격에 덤핑수주를 한 업체가 공사 과정이나 자재 구매 등에서 지나친 비용절감을 시도하면서 부실 공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낮은 수익성은 장기적으로도 업체들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면서 다시 낮은 가격에도 공사를 맡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고스란히 제약업계와 도매업계의 1원 낙찰에도 반영된다. 1원 낙찰이 횡행하면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계산 없이 ‘일단 따고 보자’는 잘못된 행태들이 나타나게 되고,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한 낙찰은 곧 도매업계와 제약업계의 어려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최저가낙찰제의 문제점과 건설업계의 반발로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적용하던 최저가낙찰제를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지난해 말 2년간 유예했다. 또한 건설업계에서는 건설공사 낙찰자 선정 시 가격과 품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최고가치 낙찰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제약업계와 도매업계의 1원 낙찰은 병원 계약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원내보다 금액이 큰 원외 시장을 잡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일종의 전략이지만 공정한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약협회 관계자는 “건설업계는 공공건설 부문을 제외한 민간 부분의 경우 일반 기업체가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이지만, 제약업의 경우 국민이 낸 국민건강보험이 대부분의 재원인 만큼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나 책임감이 요구된다”면서 “1원 낙찰이라는 말 자체가 합리적인 제품 가격이나 기준과는 거리가 먼 만큼 도매업계에서도 유통 질서를 흐리는 이런 행위가 사라질 수 있도록 동업자 의식을 공고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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