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숙주를 마인드 컨트롤한다고?

뎅기열 바이러스, 모기의 유전자까지 조작

기생생물은 마치 숙주에 마인드 컨트롤을 행하는 것과 같다. 최근엔 뎅기열 바이러스가

자신이 전파되기 쉽도록 모기의 유전자를 조종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람의 피를

더욱 찾게 만들고 냄새를 더 잘 맡도록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플로스 병원체(PLoS Pathogens)’저널에 발표된 연구결과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이집트숲모기가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과

후의 유전자 발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유전자 147개의 스위치가 새로 켜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가 바이러스 전파, 면역, 흡혈, 숙주 찾기 등과 관련된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였다. 연구팀은 “사람의 병원균이 자신을 운반하는 모기의 유전자를 조종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첫 사례”라면서 “최종 숙주인 인간을 찾아내고 피를 빠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모기의 침샘, 더듬이 등에 침범해 이런 조작을 한다”고 설명했다. 뎅기열은

모기의 침을 통해 전염되는 열병으로 매년 5000만~1억 명이 감염된다.

이에 앞서 2009년엔 특정 곰팡이가 태국 열대우림에 사는 목수개미의 일종을 좀비(살아

있는 시체)처럼 조종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개미는 주로 나무 꼭대기 부근에서

활동하지만 곰팡이에 감염되면 지상 가까이에서 비틀거리며 헤맨다. 종착지는 지상

약 25cm 높이에 북북서 방향으로 나있는 나뭇잎 뒷면이다. 엽맥을 꽉 깨문 채로 매달려

죽음을 맞이한다. 개미 머리를 가득 채운 곰팡이는 줄기를 뻗어 그 끝에서 포자를

흩뿌린다. 이를 처음 확인했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연구팀은 지난해 후속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잎에 매달리는 시각이 낮 12시쯤으로 일정하다는

것이다. 놀라운 컨트롤이다.

인간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것은 톡소플라스마 원충이다. 세계 인구 3분의 1 이상이

감염돼 있다. 감기 비슷한 증세를 일으킨 뒤 뇌에 침입해 자리 잡지만 건강한 사람에겐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신분열증과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첫째, 뉴런을 지탱하고 둘러싸는 별 모양 세포의 손상과 연관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째, 이 원충에 대한 항체 수준이 높은 임신부가 낳은 아이는

정신분열증 발병 위험이 크다. 셋째, 배양 중인 인간 세포에 감염시킨 실험 결과다.

여기에 할로페리돌 같은 정신분열증 약을 투여하면 원충의 성장이 중단된다. 들쥐의

경우 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뇌의 신경전달 물질에 이상을 일으켜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이런 쥐에게 할로페리돌을 투여하면 다시 정상적 행태를 보인다. 2006년

미국 스탠리 의학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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