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을 수놓은 10명의 영웅들



‘일단 승부를 겨누자!, 총알을 삼킬 각오를 하시라!’.
날렵한 총격술로 승부를 가르는 서부 영웅에서부터 도시의 범죄자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배트맨, 슈퍼맨 그리고 정치 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영웅까지, 우리 주변의 영웅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혼신을 다한다’는 것.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은 최근 지금까지 은막을 통해 관객들의 찬사를 얻어왔던 영웅 베스트 10을 선정했다. 그들의 모습을 인용, 소개한다. <순위, 영웅 이름, 배역 배우, 영화 제목, 감독, 제작연도 順>

10위. 네오(키아누 리브스) <매트릭스, The Matrix>(앤디 & 래리 워쇼스키, 1999)

21세기 영웅 네오. 그는 컴퓨터 해커로서 적극적인 외부 활동보다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길 꺼리는 칩거형에 가깝다. 어느날, 우연히 네오는 현실 세계를 벗어나 매트릭스라는 공간으로 접근하면서 자신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선천적인 영웅의 자질을 깨닫고 스스로 깜짝 놀란다.

기계 문명의 먹이 사슬로 양육되고 있는 인류 미래의 어두운 초상. 암울한 인류 미래의 이러한 굴레를 차단하기 위해 홀연히 나선 네오. 변장술에 능한 무적의 스미스와 미래 인류의 운명을 놓고 한판 승부수를 던진다.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고, 빌딩 벽을 타고 넘는 뛰어난 유연성을 과시하고 있는 네오는 악당과의 싸움의 강도를 더해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상상을 뛰어 넘는 초인의 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9위. 제임스 본드(숀 코넬리) <닥터 노, Dr No>(테렌스 영, 1962)

소형 폭탄을 능가하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 볼펜형 폭탄, 수중 스포츠 카, 시의적절한 유머. ‘본드 제임스 본드’라는 통성명으로 시작되는 긴박한 첩보극 <007 시리즈>는 1962년 1편이 공개된 이후 무려 40여년 동안 흥행계를 주도할 정도로 장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가 있는 곳이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출동해 맹활약을 펼치는 본드 곁에는 늘 늘씬한 미녀가 대기하고 있다. 멋진 턱시도를 차려 입은 본드가 미녀 본드 걸과 나누는 딥 키스는 그가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음을 알리는 피날레가 되고 있다.

8위. 클라리스 스탈링(조디 포스터)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조나단 뎁, 1991)

FBI 훈련생 스탈링. 명확한 상황 판단력을 갖고 있는 그녀는 한계에 도전하는 모험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어느날 그녀는 20대 여성만을 납치해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벌이고 있는 버팔로 빌의 체포 작전을 부여 받는다.

빌의 행적과 심리적 행동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이자 환자를 살해한 뒤 인육(人肉)을 먹은 죄로 수감된 한니발 렉터 박사(안소니 홉킨스)와 면담을 시도한다. 마침내 스탈링은 빌의 지하 은신처에 잠입한다. 야간 투시경으로 스탈링을 훔쳐보는 빌. 빌의 행적을 좇다 마침내 그를 사살하고 엽기 살인마의 희생양이 될 뻔한 무고한 여성 인질을 구출해 낸다.

7위. 스팔타카스(커크 더글라스) <스팔타카스, Spartacus>(스탠리 큐브릭, 1960)

노예로 태어난 스팔타카스. 성장한 후에는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로마 검투사로 차출돼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귀족들의 일개 유희감으로 자신과 동료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끼는 그는 이태리 노예들을 규합해 인종 폭동을 주도한다.

수천명의 노예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로마로 진격한 그는 하지만 수적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로마 군과의 일대 전투에서 패배, 결국 처형당한다. 그는 자식 세대들은 자유를 누리면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며 흔쾌히 죽음을 받아들인다. 가족과 자식을 위해 변화를 시도한 스팔타커스는 서민들의 진정한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6위. 더티 해리 칼라한 경감 (클린트 이스트우드), <더티 해리, Dirty Harry>(돈 시겔, 1971)
 
사회의 암적 존재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민완 경찰 칼라한. 그는 범죄용의자를 색출하기 위해서는 위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말만 툭 던지는 과묵한 형사. 그는 44 매그넘 권총을 분신처럼 여기면서 ‘강도와 범죄자들을 응징해 나간다. 강도가 권총을 겨눌 때면 “내가 운이 좋다고 생각하느냐. 그렇다면 너는 어떠냐, 풋내기야?”라는 조롱조의 말을 던지면서 악의 무리들을 제압해 나간다.

5위. 제이슨 본(맷 데이먼)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폴 그린그래스, 2007)

특수 임무를 위해 훈련된 킬러 본. 볼펜, 책, 촛대 등 주위에 있는 모든 물건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특기를 갖고 있다.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그는 자신을 양성한 CIA로부터 ‘국가가 수행하려는 임무의 누설’을 염려해 졸지에 제거할 목표물이 된다. 이제 그는 세계 최고 국가 기밀 기관을 대상으로 데이비드와 골리앗의 형국이 된 싸움을 시작한다.

4위.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스티븐 스필버그, 1981)

도회지의 떠들썩한 삶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유유자적 보내고 있는 고고학자 존스 박사. 하지만 그는 움푹 들어간 페도라 모자를 쓰고 채찍을 든 채 나치 무리들이 세계 제패를 위해 손에 넣으려는 유물을 탈환해야 하는 운명을 부여받는다.

인디 박사는 ‘슈퍼맨’처럼 초능력을 갖고 있는 범접할 수 없는 영웅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보통 영웅이다. 이런 특성이 그만의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농담을 잃지 않는 그는 우리가 본받고 싶은 영웅의 이미지를 던져주고 있다.

3위. 앨렌 리플리(시고니 위버) <에이리언, Aliens>(제임스 카메론, 1986)

외계 생물체들이 득실거리는 행성. 뉴트라는 아이를 붙잡고 있는 괴물을 향해 “아이한테서 떨어져, 이 나쁜 괴물아!”라고 리플 리가 외친다. 웬만한 남성을 제압할 정도의 근육질을 자랑하고 있는 리플리. 땀에 흠뻑 젖은 채 총을 들고 막강한 괴력을 드러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외계 생물체와 사투를 벌인다.

외부의 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려는 엄마 사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격렬한 저항을 보인다. 리플리의 행동은 바로 분노한 암사자가 새끼를 지키는 장면을 떠올려주고 있다. 무시무시한 에이리언도 리플리 앞에서는 적수가 되지 못한다.

2위. 아티커스 핀치(그레고리 펙)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로버트 멀리간, 1962)

백인 여성을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흑인 남자. 백인 주민들과 변호인단은 이구동성으로 용의자를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부 지방의 변호사 핀치는 흑인 남자가 억울하게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해 그를 위해 적극 변론에 나선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을 위해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핀치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진리를 입증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핀치는 사별한 부인을 대신해 스카웃(메리 배드햄)과 젬(필립 알포드)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내고 있다.

1위. 오스카 쉰들러(리암 니슨)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스티븐 스필버그, 1993)

폭음을 즐기며 복잡한 여자 관계를 갖고 있는 쉰들러. 그는 한때 여행 가방에 독일 제국 표시를 자랑스러워한 나치 요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에서 처형될 위기에 놓여 있는 1,000여명의 유태인들을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공장으로 은닉시켜 목숨을 구해주는 숨어 있는 영웅 역할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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