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한 천재를 버린 세상

애플의 로고는 ‘한 입 베어 먹은 사과’죠? 고(故)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를 만든 수학천재 엘런 튜링의 흔적을 기린 것이라고 합니다. 1954년 오늘(6월 7일)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실제 주인공 튜링이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세상을 등진 날입니다.
 
튜링은 얼마 전까지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소개된 ‘에니악’보다 2년3개월 앞서 세계 첫 컴퓨터 ‘콜로서스’를 개발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암호 시스템 ‘에니그마(Enigma, 수수께끼란 뜻)’를 풀기 위해 만든 것이죠.
 
튜링은 미국 프리스턴 대학교에서 컴퓨터의 이론적 틀을 마련했고 에니악의 개발자 폰 노이만 교수로부터 공동연구를 제안 받았지만 조국이 전쟁에 휘말리자 귀국해서 역사적 기념비를 세웁니다. 콜로서스 덕분에 연합군은 독일이 연합군 상륙지를 칼레로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과감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펼칩니다. 튜링이 콜로서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영국의 극비문서가 해제되면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바꾼 튜링은 동성애 혐의로 체포됩니다. 법원은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는 ‘화학적 거세’ 형을 선고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약물을 투여 받지만 가슴이 커지고 발기력이 떨어지면서 우울증이 왔습니다. 그는 자살을 선택합니다. 동화 속 백설 공주처럼 독사과를 한 입 베어 먹고, 고통 속에서 눈을 감습니다.
 
인류는 위대한 사람을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해왔습니다. 러시아 최고의 음악가 차이코프스키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명예 자살’을 강요받아 비소를 먹고 고통 속에서 숨졌지요?
 
튜링은 학창 시절 친구의 따스한 우정으로 ‘왕따’를 극복했는데, 그 친구가 18세에 갑자기 죽는 바람에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남성에 대한 그리움으로 발전했고 동성애의 씨앗이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튜링은 왕따를 당할 때 교장으로부터 “어떤 학교나 공동체에서 문제가 될 위험이 있는, 사회성이 아주 부족한 소년”이라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튜링에게 이런 평가를 내린 교장은 나중에라도 부끄러워했을까요?
 
어쨌든 역사를 바꾼 수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의 혹평, 비난에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습니다. 여러분이 혹시 그 길을 가는 사람은 아닌지요? 최소한, 자신의 작은 그릇으로 누군가를 쉽게 단정하는 사람은 아니겠지요?
도전하는 천재와 섣부른 비평가에 대한 일화들

○프레드 스미스=예일대 경영학과 학생 때 ‘1일 배달 서비스’에 관한 리포트를 썼다. 교수는 “개념은 재미있고 리포트의 구성은 좋지만 C학점 이상을 받으려면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운송회사 ‘페덱스(FedEx) 사’를 설립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10세 때 뮌헨의 교장이 “너는 절대 나중에 어른 구실을 못할 것”이라고 가혹하게 말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과학의 세계관을 바꿨다.
○스티브 잡스=휴렛팩커드로부터 입사를 거부당할 때 인사 담당자는 “헤이,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 없어. 당신은 아직 전문대학도 나오지 않았잖아”라고 조롱했다. 그는 애플사를 설립해 세계 최초의 상용 PC를 선보였다. 시련과 역경을 딛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췌장암으로 숨지기 전까지 ‘IT업계의 신(神)’으로 추앙받았다.
○마이클 조던=고등학교 때 학교 대표 팀에서 탈락했다.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농구선수로 등극했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어린 시절 음악 선생은 “작곡가로서의 재능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그를 인류 최고의 작곡가로 부르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월트 디즈니=캔사스 시에서 만화를 그릴 때 “창의적이거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없으므로 신문 편집자로 일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그는 만화 왕국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토머스 에디슨=초등학교 교사가 “너무 바보 같아서 가르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만 1093개의 특허를 받았으며 인류의 생활 방식을 바꾼 발명가였다.
○비틀스=1962년 음반회사 데카 사는 “당신의 음악과 기타 연주 스타일이 싫다”며 음반 취입을 거절했다. 이 그룹은 1970년대 세계 문화 코드가 됐다.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찰스 만즈, 크리스토퍼 넥 공저) 등 참조

[오늘의 건강] 무덥고 탁한 날 아끼지 말아야 할 것

어제 서울은 예보와 달리 미세먼지로 몸살이었지요. 요즘 같이 미세먼지 농도가 들쭉날쭉하고 오존, 자외선 때문에 괴로울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의 음악

첫 곡은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입니다. 노르웨이의 바이올리니스트 마리 사무엘슨이 연주합니다. 둘째 곡은 수수께끼 같은 그룹 에니그마의 ‘Sadness’입니다. ‘슬픔’이 아니라 사드 후작의 성적 질문을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그레고리오 성가와 록, 댄스 음악 등이 섞여 있으며 영화 주제곡으로도 애용되고 있지요.

♫ 사계 중 여름 [마리 사무엘슨] [듣기]
♫ Sadness [Enigma]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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