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결정하는 새로운 단백질 발견…조산 예측 가능해
美 연구팀, 쥐에서 임신 조절 단백질 KDM6B 역할 주목
이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권위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으며, 과학 매체 어스컴(Earth.com)을 통해 공개됐다.
연구팀을 이끈 에를레바허 박사는 “기존 연구는 주로 출산 직전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연구는 조산의 원인이 임신 초기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에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로, 전체 출산의 약 10%를 차지한다. 조산아는 사망 위험뿐만 아니라 뇌성마비, 행동장애, 자폐증, 천식 등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조산율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관련 연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임신 조절 단백질 ‘KDM6B’의 역할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단백질 중 KDM6B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DNA를 감싸고 있는 히스톤(histone)에서 메틸기(methyl chemical group)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히스톤은 DNA를 보호하는 단단한 껍질 역할을 하며, 메틸기는 이를 잠그는 자물쇠와 같은 역할을 한다. KDM6B가 히스톤에서 메틸기를 제거하면 유전자 활성화가 촉진돼 분만 관련 유전자들이 더 빠르게 작동할 수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KDM6B 단백질을 제거하자 임신 기간이 길어지고 새끼가 늦게 태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메틸기가 제거되지 않아 분만 관련 유전자들이 오랫동안 비활성 상태로 남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연구팀은 KDM6B 단백질이 섬유아세포와도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섬유아세포는 그동안 분만 조절과는 무관한 세포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KDM6B 단백질의 작용 원리를 활용하면 인간에서도 조산 위험을 예측하거나 임신 기간을 조절하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연구는 임신과 분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며, 조산 방지와 안전한 출산을 위한 획기적인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abstract/S0092-8674(24)01432-6)에서 확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