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변동성 심해지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

24시간 중 혈압 변동성이 심할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혈압이 정상이어도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높게 나오는 사람이 있다. 반면 고혈압이지만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는 정상 혈압인 경우도 있다.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또는 낮게 나온 것이니 안심해도 되는 걸까?

진료실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를 만나면 긴장되면서 혈압이 140/90mmHg 이상으로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반대로 평상시 혈압이 높은데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140/90mmHg 미만)으로 측정되는 것을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활동혈압측정(Korean Ambulatory Blood Pressure)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백의고혈압은 약 20%, 가면고혈압은 약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강기운 교수에 따르면,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처럼 24시간 중 더욱 주의해야 한다.

스페인 다기관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일반 지속성 고혈압인 환자의 사망률은 1.8배 증가하지만 가면고혈압은 사망률이 2.8배였다. 백의고혈압은 사망률이 1.02배로 지속성 고혈압보다는 낮았다.

강기운 교수는 “일정한 시간에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은데, 평소에는 혈압이 높다가 병원에 방문하는 시간대에는 정상 혈압으로 나타나는 가면고혈압 환자도 더러 있다”며, “주로 남성이나 고령, 흡연자에게서 가면고혈압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문제는 뇌졸중 혹은 심장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가면고혈압 환자는 병원에 오는 시간대에만 혈압이 조절되고, 그 외 대부분 시간대에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심뇌혈관 합병증이 나타나 위험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고혈압 환자는 실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10~20%를 차지한다. 여성이나 마른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 모두 지속성 고혈압 환자보다 혈압 조절을 위한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시기를 놓쳐서 예후가 좋지 않다.

강기운 교수는 “항고혈압약을 복용해도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높은 경우가 많다. 항고혈압약을 과량 복용하면서 오히려 저혈압이 생길 우려도 있고,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도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가면고혈압, 백의고혈압처럼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혈압이 평소와 다르다면, 혈압 변화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 혈압을 자주 측정하거나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을 할 수 있다.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은 얇은 옷 위에 ABPM 혈압측정기를 착용하면, 잠잘 때를 포함해 30분마다 자동으로 혈압이 측정된다. 혈압측정기를 착용하는 당일에는 운동, 음주, 카페인 과다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으며 샤워는 할 수 없다. 24시간 후 병원에 재방문하면 ▲24시간 평균혈압(125/80 mmHg 이상) ▲주간 평균혈압(135/85 mmHg 이상) ▲야간 평균혈압(120/75 mmHg 이상) 등을 확인해 보다 정확한 고혈압 상태를 진단할 수 있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고혈압 약물치료 효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정에서 자가 혈압측정(HBPM)을 하는 경우 아침 식사하기 전에 실시한다. 아침에 평소보다 혈압이 상승되는 것을 확인하면 복용하는 약물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강기운 교수에 따르면, 아침에 측정한 혈압이 높을수록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또한 24시간 혈압 변동성이 심하거나 야간에 혈압이 낮아지지 않으면 고혈압에 의한 장기 손상으로 협심증, 심부전, 뇌졸중, 신부전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혈압 환자가 아니더라도 매일 아침 혈압을 측정하는 등 혈압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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