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뇌사.. 32세 청춘 여섯 생명 살리고 떠나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평소 축구를 즐기며 건강하던 동생이 살아날 가능성이 1%도 없다니…”

가족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면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일 것이다. 32세 청년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동생이 ‘영원히 사는’ 법을 선택했다. 그의 장기가 다른 사람을 살리고 다시 숨 쉬는 것을 기대한 것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1일 고 우상명(32)씨가 심장, 간장, 신장(좌)·췌장, 신장(우), 안구(좌), 안구(우)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밝혔다.

건강했던 고인은 지난 10일 갑작스러운 사고로 쓰러졌다. 119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경상남도 거제도에서 2남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조선소 일에 종사했다. 시간을 쪼개 용접을 배우면서 더 전문적으로 나가기 위한 노력을 했다. 자신의 진로를 알차게 열어가는 성실한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주변 사람들은 고인이 다정다감하고 착한 성격이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정성을 다해 돕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고인은 평소에는 축구를 즐기며 여행과 드라이브를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사람이 뇌사상태로 누워 있다니… ”
가족은 살아날 가능성이 1%만이라도 있다면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이대로 허무하게 한 줌의 재로 영원히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기 하나라도 남아서 남은 생을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에 기증에 동의했다. 마지막 가는 길이 사회에 큰 도움이 되어 ‘우상명’ 이름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인의 형은 “사랑하는 동생 상명아… 너의 도움으로 누군가 생명을 얻고, 그 안에서 너도 다시 살 수 있기를 바래. 정말 좋은 일 하고 하늘나라로 가는 거니까, 그 곳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기증 과정을 담당한 송수진 코디네이터는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순간에 기증을 통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이 숭고한 나눔이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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