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피곤한 청소년, 범죄 가능성 4.5배↑
수면부족으로 피곤함을 호소하는 청소년은 건강한 청소년보다 사기, 폭력,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4.5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영국 요크대학 공동 연구팀이 학술지 ‘아동심리학 및 정신의학 저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오후 시간 때 졸음을 많이 느끼는 청소년들은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14년 후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게 나타났다.
수면부족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많다. 인지능력 저하, 비만, 심혈관질환, 우울증, 편두통 등이 수면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수면은 비단 신체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작용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수면부족으로 정신에 어떤 일이 발생하고 어떤 행동 변화가 생기느냐는 정신의학의 주요 연구주제다.
연구팀은 영국에 사는 15세 소년 101명을 대상으로 오후 1~3시 사이에 얼마나 졸음을 느끼는지 조사했다.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부모님과 선생님을 인터뷰해 아이들이 반사회적 행동을 얼마나 저지르는지 살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소년들이 29세에 달했을 때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 소년 중 17%가 나중에 폭력이나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이는 건강한 소년에 비해 4.5배나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연구팀의 에이드리언 레인 박사는 수면부족이 범죄를 유발하는 직접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면부족이 청소년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청소년들은 낮 동안 졸음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청소년을 다양한 삶의 역경과 고난에 노출시키고, 이는 뇌의 발달을 더디게 해 통제력이 약해진 청소년에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이다.
레인 박사는 “낮 동안 졸음은 주의력 결핍과 연결되며, 주의력 결핍은 뇌 기능 장애를 드러낸다. 뇌 기능이 좋지 않으면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졸음 자체가 청소년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수면이 부족한데다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는 청소년은 나중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을 위한 가장 간단한 처방은 그저 잠을 더 많이 자게 하는 것일 수 있다. 레인 박사는 “아이들을 충분히 자게 하는 방법은 반사회적 행동 뿐만 아니라 후일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