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초만에 폭발....화, 어떻게 대처할까
“한번만 더 동전 가지고 달그락거리면 여기다 내려놓고 갈 줄 알아!”
설 연휴 귀향길은 언제나 극심한 교통난으로 짜증이 난다. 장시간 정체된 차안에서 운전에 지친 아빠는 뒷좌석에 앉아 동전을 가지고 노는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처럼 ‘화’는 애꿎은 사람에게 화살을 던진다.
감정이 폭발하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면서 쉽게 흥분하게 되고 화를 내게 된다. ‘분노’와 ‘공감’은 동시에 일어날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화가 나는 순간에는 분노의 감정만 일어나게 된다. 이후 시간이 흘러 상대방이 속상했을 것이라는 공감이 들기 시작했을 때가 돼서야 화낸 일에 대해 후회한다.
분노조절 전문의인 로날드 포터-에프론 박사는 미국 생활전문지 리얼심플을 통해 “신경학상 분노반응은 2초 이내의 짧은 순간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화가 났을 때 곧바로 폭발하기보다 숫자를 열까지 세면서 한 박자 쉬면 분노를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화가 날 때 무조건 참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한 템포 쉰 다음 말 표현의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상대에게 공격적인 말을 퍼붓기보다는 화가 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자신의 기분을 해소하는 동시에 상대에게도 상처를 덜 주는 방법이다.
“아이가 시끄럽게 구는 건 내 탓이지. 내가 교육을 잘못 시켜서.”
이처럼 자학의 방식으로 화를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든 일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잘 일어나는 분노 표출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고수하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고 우울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로날드 박사에 따르면 이럴 때는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리기보다 사실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관심이 많다는 점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자신의 장점과 긍정적인 측면을 기록하면서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도 필요하다.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사실상 화가 나지만 애써 웃음을 지으며 화를 억누르는 타입의 사람들도 있다. 특히 자신의 평판이 나빠지거나 상대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분노라는 것은 화를 표출함으로써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을 한다. 이 같은 경고 신호를 무시하고 괜찮다고 자위하다보면 오히려 폭식이나 자해처럼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할 우려가 있다. 화도 침착하게 내는 방법이 있으며 통제와 조절이 가능하므로 무조건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늦어도 괜찮아.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이나 암기하지 뭐.”
상대방을 비꼬는 방식으로 화를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벼운 농담조로 말하는 수준이면 괜찮지만 빈정거리며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목적으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상 상대방은 직접적으로 화를 내는 것보다 이처럼 비꼬는 말에 기분이 더 상한다.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상대에게 명확히 명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