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위암도 34%가 “살아 뭐해” 자살 생각

피로감·설사·탈모…

위암 경험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삶의 질 저하로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암병원,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공동 연구팀은 위암 수술을 받고 1년 이상 재발하지 않고 지내는 위암 경험자 378명을 대상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과 이러한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위암 경험자의 34% 이상이 자살을 떠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정신적 위험요인에 노출된 경우 자살을 생각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피로감, 설사, 탈모, 실존적 안녕 등의 위험요인에 노출됐을 때 자살을 생각한다는 응답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각각 1.9배, 2.9배, 3.3배, 5.7배로 아주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의미와 목적, 세상에 대한 긍정적 감정 등을 나타내는 실존적 안녕의 저하가 가장 큰 위험요인이었다.

위암은 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가장 좋은 암 중 하나며 최근 조기 발견과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완치되거나 장기간 생존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많은 환자들이 치료 후 삶의 질 저하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암 경험자를 대상으로 여러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암경험자 건강관리가 취약하다”며 “암 치료 후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이외에도 삶의 질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환자관리 저널(Journal of Supportive Care in Cancer)’ 온라인 판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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