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닥터] ‘야구 유망주’ 이두환의 쾌유를 기원하며
지난주 야구계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한 가지 들려왔다.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베스트 9’에 뽑혔던 올해 24세의 야구 유망주가 암으로 다리를 절단한 채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프로야구 KIA의 내야수 이두환이었다.
KIA 구단은 “이두환 선수가 다리에서 발견된 암이 폐로 전이돼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이두환을 떠올리니, 그가 장충고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서 중심타자로 뛰던 모습이 생각났다. 당당한 체격(185㎝, 105㎏)에 타고난 힘과 부드러운 타격 폼으로 주목을 받던 그였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해 2010년 2군 북부리그에서 타율 0.362, 홈런 21개, 타점 67점을 기록하며 1군으로 올라갔다. 이후 1군 13경기에 출전해 25타수 8안타, 타율 0.320,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그는 ‘제2의 김동주가 될 재목’으로 불렸다.
그러던 2011년 3월, 상무와의 연습경기 도중 왼쪽 다리 정강이에 타구를 맞고 수술을 받게 됐다. 힘겨운 재활을 이겨내고 복귀한 이두환은 2011년 11월 KIA로 이적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재기를 위해 온힘을 다하던 그였는데…. 도대체 어떤 병마가 이두환을 이렇게 쓰러뜨린 것일까. 이두환의 어머니에 따르면 왼쪽 다리가 계속 아파 종합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이두환은 지난해 12월 20일 뼈암의 일종인 대퇴골두육종(골육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는 “폐로 흔히 전이되는 악성 골종양”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넓적다리 근위부에 골육종이 생긴 것 같다. 골육종은 악성 골종양으로 10대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50대에 한 차례 증가 양상을 보이는 질병으로 남자에서 약 1.5배가 많이 발생한다”며 “증상으로는 수주 또는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과 종창, 세계 누르는 듯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환은 이런 ‘몹쓸 병’을 이기기 위해 8차례의 수술을 받으면서도 “반드시 그라운드로 돌아가겠다”며 투병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지난달 생명을 건지기 위해 결국 왼쪽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암세포가 이미 폐를 비롯해 신체 곳곳으로 전이된 상태여서 다시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면서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다.
그의 투병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계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KIA 구단은 올 시즌 연봉의 일부를 보냈고, 친정팀 두산은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이 앞장 서 15일 이두환의 치료비 지원을 위한 모금행사를 열었다. 또 이두환과 함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주역들은 22일 일일호프를 열어 모금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네티즌들도 “이두환 암 투병 소식 너무 충격이다”. “장래가 촉망되는 이두환 선수가 암 투병이라니”, “이두환 선수 빨리 쾌유하시고 강인한 정신으로 이겨내길” 등 메시지를 보내며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이두환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주위의 성원과 도움에 이두환은 힘을 내고 있다. 이두환은 몸이 회복되면 비록 현역 선수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야구인으로 남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박충식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도 “이두환 선수가 야구를 향한 마음이 크다. 현장에서 야구인으로 남아 기여할 수 있다. 선수협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돕고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내년에는 따뜻한 봄 햇살이 비치는 경기장에서 환하게 웃는 이두환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