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술 한 잔 마시는 중년여성 장수
많이 마시면 질병,사고 가능성 높아 오히려 ‘단명’
매일 조금씩 술을 즐겨 마시는 중년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최근 음주가 중년 여성의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1976년부터 시작된 미국 간호사건강연구(NHS·Nurses’
Health Study)의 통계를 다시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 대상이 된 간호사들의
평균 연령은 58세였으며 대상자 숫자는 모두 1만 4000명이었다.
연구팀이 장수의 기준으로 삼은 연령은 70세였다. 즉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 가운데
암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 11가지 주요 질병을 앓지 않고 70세까지 산 경우를 ‘건강하게
장수한 케이스’라고 정의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5~7회, 하루 한 잔 정도 가볍게 술을 마시는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건강하게 장수할 확률’이 약 2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렇게 꾸준히 술을 마시는 것이 가끔 술을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도
더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경향을 나타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하루에 한 잔’이라는 것이 맥주로는 약 500cc, 와인은
와인 잔으로 한 잔, 양주는 양주잔으로 한 잔 정도의 주량을 뜻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애초부터 하루에 맥주 1500cc 이상을 마시는 술꾼들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가 ‘술을 많이 마실수록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된다는
게 연구팀의 의견이다. 연구팀은 “과음은 간에 무리를 줘 간암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데다 교통사고 같은 우발적인 사고의 가능성도 키워 오래 사는데 절대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연구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인 것은 맞지만 음주가 수명 연장에
왜 도움을 주는지 의학적 원인을 명확히 밝혀낸 것도 아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주로 백인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이 결과를 남자나 다른 인종의
여성에게까지 확대해서 해석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의학저널 플로스 메디슨(PLos Medicine)에 실렸으며 미국 CBS뉴스
온라인판과 미국 의학뉴스 사이트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이 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