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뇌’ 무감각 탓

감정 담당 ‘앞쪽 줄무늬체’ 활동 없어

거식증은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 월터 케이 박사팀은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뇌를 비교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미정신의학지(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최신호에 발표했다.

박사팀은 거식증을 앓고 회복한 지 1년이 넘은 여성과 건강한 여성 각각 13명에게

정답을 맞히면 상금을 주는 퀴즈를 풀게 한 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fMRI)으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건강한 여성은 퀴즈를 맞혔을 때와 틀렸을 때 뇌에서 감정 반응을 담당하는

‘앞쪽 줄무늬체(anterior ventral striatum)’의 활동에 변화가 있었지만 거식증을

앓았던 여성은 변화가 없었다.

반면 거식증을 앓았던 여성은 뇌에서 앞으로 할 행동과 이 행동의 결과를 추론하는

‘미상핵’의 활동이 건강한 여성보다 활발한 것으로 관찰됐다.

케이 박사는 “앞쪽 줄무늬체의 활동이 없는 거식증 환자는 음식을 먹을 때와

먹지 않을 때 즐거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미상핵이

활발한 것은 자신의 행동 결과를 과도하게 걱정하고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케이 박사는 이어 “이것은 자신의 실수를 용서치 않는 완벽주의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거식증 환자가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가 밝혀졌으며 향후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거식증은 체중 증가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으로 음식을 거부하고 우울증까지

나타나는 질환이다. 거식증은 15세~30세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20대 여성의 0.7%~0.8%가 거식증, 폭식증 등의

식이장애를 앓고 있으며 10% 정도가 식이장애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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