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걷는 날 만든 까닭은?

어제는 ‘국제 공황(恐惶)의 날’의 날이었고, 오늘은 ‘세계 산책의 날’입니다. 끔찍한 기억들을 떨치고 여유로운 삶을 만끽하라는 뜻일까요?

 
산책의 날은 사람들이 쫓기는 삶에서 벗어나 느릿느릿하게 삶을 즐기라는 뜻에서 만들어졌습니다. 1979년 미국의 대학 홍보 전문가 윌머 T. 레이브가 제정해서 미시간 주 맥키낵 섬의 그랜드호텔에서 첫 행사가 열렸다고 합니다.
 
세계 산책의 날의 영어는 ‘World Sauntering Day’인데, ‘Saunter’는 영어사전에서 ‘한가하고 느릿하게 걷다(to walk about in an idle or leisurely manner)로 풀이돼 있더군요. 자연주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존 버로우스 등이 사랑한 단어라고 합니다. 사전에는 amble, stroll 등이 유사어로 올라와 있네요. 참고로 ’느리게 걷다’란 뜻으로 ’Walk at a snail’s pace(달팽이 속도로 걷다)’란 숙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성들은 마실, 마을(간다)고 했고 지식인들은 산책이라는 말을 쓰다가 일본에서 많이 쓰는 산보(散步)에 잠시 밀렸는데 요즘은 산책이 대세네요. 국어사전에는 산책이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고 풀이돼 있습니다. 국어사전에 나오는 한보(閑步) 또는 한보(閒步)는 ‘한가롭게 걷다’는 뜻이니 ‘Saunter’의 번역어로 쓰일 수도 있겠네요.일부 한글학자들은 어려운 ‘산책’ 대신에 ‘거닒’을 써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쓰임새가 줄어 든 ‘소요(逍遙)’의 뜻이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이니 어쩌면 ‘Saunter’에 가장 가까울 수도 있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걸으면서 강의를 했기 때문에 그 문파를 ‘소요학파’로 부르고, 중국 철학서 《장자》의 첫 머리 이름이 ‘소요유(逍遙遊)’이지요. 그러나 ‘국제 소요의 날’이라고 하면 ‘소요(騷擾)하는 날’로 헷갈릴 수가 있겠네요.
 
주말에 인터넷이 자주 끊긴다며 홧김에 성실한 기사를 살해한 사건이 보도됐지요. 바깥이 시끄럽다고 아파트 외벽 작업하는 분의 밧줄을 끊어 살해한 기사가 잊히기도 전에…. 세상이 미친 듯합니다. ‘공황의 날’이 필요한 이유이겠지만, ‘산책의 날’이 필요한 까닭이기도 합니다.
 
‘산책의 날’에 느릿느릿 거닐면서 자아를 돌아보고, 여유와 행복을 찾아야겠습니다. 낮에 따가운 햇볕 아래 느릿느릿 거니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 아침 어스름이나 땅거미 질 때 집 부근의 공원을 찾아보세요. 사랑하는 이나 가족의 손을 잡고 걸으면 행복이 더해지지 않을까요?

느릿느릿 거니는 것이 건강에 좋은 7가지 이유

①울적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②창의력이 향상된다.
③운동할 때 부상 위험이 거의 없으며 운동 뒤 빨리 회복된다.
④함께 걸으면서 대인관계가 좋아지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다.
⑤스트레스를 즉각 풀 수 있는 확실한 방법.
⑥고관절 움직임이 좋아져 유연성과 기동성이 향상된다.
⑦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근육이 발달해 체형이 균형감 있게 바뀌고 등덜미와 어깨뼈의 운동 범위가 넓어진다.
 
<참조=코메디닷컴 ‘산책이 격렬한 운동보다 좋은 7가지 이유’>
     

오늘의 음악

2014년 오늘 천국으로 떠난 미국 작사가 게리 고핀의 노래 세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휘트니 휴스턴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입니다. 다이아나 로스의 영화 ‘마호가니’ 주제곡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를 오늘은 제니퍼 로페즈의 목소리로 준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리 고핀이 아내였던 캐롤 킹을 위해 만든 노래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를 도미니카 출신의 미국 가수 레슬리 그레이스의 목소리로 들어보시지요.

♫ Saving All My Love For You [휘스티 휴스턴] [듣기]
♫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 [제니퍼 로페즈] [듣기]
♫ Will U Still Love Me Tomorrow [레슬리 그레이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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