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하고픈 추석이 ‘화기애매’하다면…

[이성주의 건강편지]한가위 갈등

화기애애하고픈 추석이 ‘화기애매’하다면…

추석(秋夕), ‘가을 저녁’이라는 뜻의 명절, 들어도 또 들어도 시적(詩的) 이름입니다. 한가위는 ‘크다’는 뜻과 ‘가운데’라는 뜻이 합쳐진 이름이지요. 가을 가운데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라는 한가위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 추석에도 한민족은 연어가 됩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3~18일 엿새 동안 3700만 명이 고향이나 부모님 계신 곳 등으로 떠난다고 합니다. 여러분, 한가위 맞을 준비는 잘 하셨는지요?
    
추석은 많은 사람에게 ‘화기애애한 명절’이지만, ‘화기애매한 가족’도 적지 않습니다. 명절에 가족, 친척이 웃으며 만나서 싸우며 헤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어떤 사람은 경험하지도 못했겠지만, 추석에 가족끼리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정신의학에 따르면 가족은 무의식의 뿌리가 되는 경험들을 공유하기 때문이지요. 누군가 무의식에서 억압된 파편들을 건드리면 그 요소들이 변형돼 의식세계로 올라오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반응하곤 합니다.

또 가족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말을 쉽게 해서 갈등이 일어납니다. 부모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가 약해지고 호르몬 체계가 변해 상심하기 쉽게 되지요. 완고했던 부모는 부드럽게 바뀌었는데, 자녀가 부모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심적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명절에 고향 가서 갈등은 참았는데, 스트레스만 잔뜩 짊어지고 오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조금만 멀리서 바라본다면, 화날 일이 많이 사라집니다. 이번 한가위는 화날 것, 섭섭한 것은 객관화해서 줄이시고 따뜻하고 즐거운 것만 키우시기 바랍니다.
    
한가위는 ‘큰 날,’ 여러분 모두 큰 가슴에 넉넉한 가을 저녁 담으시기를…. 거기에 고마움으로 채색하시기를 아울러 빕니다. 추석, 정말 바로 눈앞이네요.

추석에 가족 갈등 피하는 법

○가족이 모이면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가족도 남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갈등을 피하는 첫 걸음.
○가족의 말에 울컥 하면 ‘아, 내 무의식이 상처를 받았구나’라고 여기고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결혼 언제 가니?” “취직 언제 하나?” 등 듣는 사람에게 기분 나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가급적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경청한다. 자기 생각과 달라도 자기주장을 고집하지 않는다.
○갈등이 유발되는 주제에 대해 가급적 대화하지 않고 말을 돌린다.
○피로하거나 환경이 바뀌면 뇌에서 무의식을 담당하는 부위가 과잉활성화해 작은 일에도 흥분할 수 있다. 오랫동안 운전하고 피로를 느낀다면 가급적 민감한 주제에 대한 논란에는 끼지 않고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리는 것이 좋다.
○과음하지 않는다. 술이 과하면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해서 갈등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지금까지 가족의 고마웠던 점들을 떠올리고 감사함을 표현한다. 쌓인 갈등이 풀릴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늘의 음악

추석의 영어는 ‘(Harvest) Full Moon’이지요. 오늘은 추석과 어울리는 피아노 곡 두 곡 준비했습니다. 예프게니 키신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합니다. 조지 윈스턴의 ‘Thanksgiving’ 이어집니다.

♫ 월광 소나타 [예프게니 키신] [듣기]
♫ Thanksgiving [조지 윈스틴]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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