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술 마시는 게 예쁘다고요?

[이성주의 건강편지]크리스마스 카드

어린이가 술 마시는 게 예쁘다고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지요? 서울 강남역 부근에 갔더니 생기발랄한 아가씨가 구세군 냄비 앞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더군요. 겨울바람 때문에 얼굴이 빨개진 채로 말입니다.  벌써 세밑이라는 생각에 왠지 누군가에게 미안해지는군요.

오늘은 그러께 보낸 편지내용을 다시 올리려고 합니다. 2년 전 보낸 편지이기에 읽지 않은 분도 많은 데다 중요한 내용이어서. 1843년 오늘(12월 7일)은 크리스마스카드가 첫 선을 보인 날입니다. 영국의 삽화가인 존 캘코트 호슬리가 헨리 콜 경의 의뢰로 첫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위 그림이 그것인데, 한 가족이 와인을 마시는 모습에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To You’라는  글귀가 새겨져있습니다. 이 카드는 1000장이 만들어져 한 개에 1실링에 팔렸다고 합니다.

이 예쁜 카드는 나중에 논란에 휩싸입니다. 그림 중간에 한 어린이가 유모로 보이는 여성의 도움을 받아 와인을 마시는 모습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가 자신을 따라 술을 마시면 귀엽다고 여기지만, 아이의 심신에는 아주 나쁩니다. 술에 대해 관대한 태도가 생기게 되죠. 또 술을 접한 시기가 어릴수록 청소년에 술에 빠질 위험이 높고 이때 중추신경의 발달을 방해합니다. 청소년기에 술을 마시면 나중에 모주망태가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유교 집안에서는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에게 ‘음복’ 등을 이유로 술을 권하는데 나중에 알코올중독자를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듯, 어릴 적 한 잔이 모주망태가 되는 것이죠. 자녀에게 주도(酒道)를 가르치는 것도 고3 이후가 적당합니다. 자녀가 술독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자녀 앞에서 술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카드에서 와인을 마시는 저 소녀, 어떻게 됐나 궁금하네요. 어릴 적에 술을 마시면 나중에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는데, 다른 온갖 정신문제를 안고 산다는데….

술을 끊으면 좋은 점 10가지

우리말로 늘 대중없이 술을 마시는 사람을 ‘모주망태’라고 하고, 그렇게 취한 것을 ‘고주망태로 취했다’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혹시 본인이나 가족이 모주망태가 아닌지 체크하시고, 그렇다면 술을 끊으시기를 바랍니다. 술 못 끊는 것도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알코올 의존도 체크하기

①‘몸 망침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술, 담배, 스트레스, 운동부족은 서로가 서로를 부른다. 술을 끊으면 나머지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흡연자는 담배를 완전히 끊기 쉬워진다.
②하루 24시간이 무척 길어진다. 일찍 귀가하면 가족을 재발견할 수 있다.
③정신이 맑아진다. 술로 인한 실수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소에도 판단력이 좋아져서 업무성과가 좋아진다. 명정한 정신에서 일을 보면 업무 효율이 쑥쑥 올라간다. 선진국에서는 조직의 리더가 절대 취해서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④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술꾼들은 스트레스나 골칫거리가 생기면 술로 푼다. 결국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문제의 원인을 다른 데 돌리기 십상이다.
⑤돈을 아낄 수 있다. 아낀 돈으로 좋은 일을 할 수가 있다.
⑥진짜 친구를 찾을 수 있다. 술을 끊으면 ‘술친구’ ‘노는 친구’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고 진짜 의리 있는 친구만 남는다.
⑦밤이 행복해진다. 우선 부부관계가 좋아진다. 술은 성기능 감퇴의 주원인이므로. 또 좋은 꿈을 꿀 수가 있다. 알코올은 숙면을 방해한다.
⑧사회가 깨끗해진다. 불륜, 향응 등은 대부분 술자리와 연관돼 있다.
⑨삶이 풍부해진다. 애주가들은 “술 안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는다. 술 마실 시간에 음악, 미술, 서예, 독서, 운동 등을 하면 오히려 단조로웠던 삶이 재미있어진다.
⑩신체의 병 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술은 우울증과 자살의 주요원인이기도 하다. 금주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술 때문에 필름이 끊기는 데 계속 술을 마시면 치매 위험이 껑충 뛴다.

<제443호 ‘금주의 10가지 이익’ 참고>

오늘의 음악

오늘은 많이 들어 멜로디는 익숙하지만 제목은 덜 알려진 음악을 몇 곡 준비했습니다. 앤드류 패롯이 지휘하는 Taverner Consort and Players가 헨델의 ‘하프협주곡 294번’, 노르웨이의 트럼펫 주자 티네 팅 헬세트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 보스턴팝스오케스트라가 장 로베르 플랑퀘트의 ‘상브르와 뫼즈 연대’을 연주합니다. 폴 모리아 악단의 ‘Merci Cherie’,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이 이어집니다. 연말을 맞아 각 곡이 어느 프로그램의 시그널 뮤직 또는 배경음악인지 모두 맞추시는 분께 작은 선물을 드리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댓글에 달아주세요.

♫ 하프협주곡 294번 [헨델] [듣기]
♫ 트럼펫 협주곡 3악장 [하이든] [듣기]
♫ 상브르와 뫼즈 연대 [플랑퀘르] [듣기]
♫ 메르시 쉐리 [폴 모리아 악단] [듣기]
♫ Paint it Black [롤링 스톤스]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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