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남의 얘기 잘 들어봅시다

‘활주로’와 ‘송골매’의 리더였던 DJ 배철수가 ‘소신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와 함께 가수의 표절문제를 짚었습니다.

그는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남들과 다른 나만의 세계를 창조한다는 자존심인데 이런 것들이 상업적 성공 앞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사이비 예술가들의 시대가 왔다”고 비판하고는 미국 가수 플로 라이다의 ‘Right Round’라는 노래를 틀었습니다.

문제는 이 노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솔로 데뷔곡 ‘하트브레이커’와 유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죠. ‘배철수의 음악캠프’ 홈페이지에서는 지드래곤의 팬들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팝송 신청곡을 받는 코너에 국내 가수의 곡을 신청하거나 DJ를 인신공격하는 방법으로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청취자들은 이들을 나무라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요즘 ‘대중음악’은 죽고, 뮤직 엔터테인먼트만 횡행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일까요, 그냥 스치지 못하겠더군요. 그런데도 거짓이 진실을 꾸짖는 형국이니….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 옳은지는 따지지 않고 우리편 네편만 따지는 유아적인 우격다짐이 건전한 토론을 아예 불가능하게 한다는 겁니다. 이성적 사회라면 지드래곤의 노래가 과연 표절곡인지 아닌지 토론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얘들만 욕할 수도 없지요. 많은 어른 역시 쉽게 예단하고 자신의 견해와 다르면 게거품을 물고 비난합니다.

말을 한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도 그 말의 뜻에 대해 이해조차 못한 채  비난부터 합니다. 황우석 사태 때에도 그랬고,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 사태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문가들의 지극히 상식적인 견해가 유아적 우중의 우격다짐에 상처받습니다. 특히 정치판이 이런 현상을 이끌지요. 누군가 한 마디를 하면 들어볼 생각도 않고, 이익에 따라 예단하고 비난하지요. 거기에 우중이 반응하고요. 상식적인 보통사람은 “이런 건 아닌데…” 하면서도 우중의 광기에 다칠라 입을 다물고, 이 때문에 여론은 왜곡되고….

어릴 적부터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 설득하려는 자세를 배워야 하는데 옛 세대는 군대식 교육 하에서 그런 교육을 못 받았고 지금 세대는 성적 올리는 공부만 하느라 그런 교육을 못 받았으니….

경청은 민주주의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성공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오늘 하루는 남의 얘기를 경청하는 날이 되기를 빕니다. 

참고로 지드래곤과 플로 라이다의 곡을 비교해서 들어보실래요? 이러다가 ‘빅뱅의 광팬’인 딸아이에게 원망 받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남의 말 잘 듣는 법 10가지

①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의외로 어렵다.
②필요하다면 상대방의 말을 메모하면서 듣는다. 제대로 메모하는 것 역시 어렵다.
③상대방의 말에 대해 비난하지 말고 그 뜻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고 애쓴다.
④상대방의 의견에서 나와 다른 점을 찾아 비난하려는 태도를 버린다. 우선은 공통점에 대해 얘기하고 다른 점에 대해 그것이 무슨 뜻인지 물어라.
⑤대화는 전쟁이 아님을 명심한다. 상대방으로부터 새로운 시각을 배워도 성공이다. 꼭 내 생각을 주입시킬 필요가 없음을 명심하라. 남과의 논쟁에서 남이 입을 다무는 것을 승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유아스러운 것임을 명심한다.
⑥대화할 때에는 온화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화하도록 한다.
⑦평소 배우자나 자녀의 얘기를 경청해야 한다.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⑧자녀에게도 남의 얘기를 경청하는 태도를 가르쳐줘야 한다.
⑨자녀에게 상대방의 기분을 다치지 않게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펼치는 것에 대해서 가르쳐줘야 한다.
⑩정치, 스포츠, 종교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피한다. 논쟁이 일어나 서로의 감정이 상할 것 같으면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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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는 건강편지를 보낼 수 없을 듯합니다. ‘코메디닷컴’의 CEO로서 본분인 경영에 몰입하기 위해서입니다. 코메디닷컴을 국민 모두가 건강을 챙기는 웹사이트, 하루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건강포털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건강편지’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자부터는 코메디닷컴 편집진이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가 쓰신 글을 정성스레 편집해서 30만 고객에게 보내드립니다. 글이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전해드립니다. 편지는 kormedi@kormedi.co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기타 문의는 02-2052-8200~2.

오늘의 음악

배철수는 가수의 자질에 대해 얘기할 만한, 실력이 있는 가수입니다.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탈춤’ 등의 노래는 정말 개성이 넘쳤지요. 보컬, 기타, 드럼 모두 능숙했고요. 이와 함께 당대의 ‘진짜 가수’가 부른 노래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김정호, 정태춘, 조동진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활주로] [듣기]
♫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 [김정호] [듣기]
♫ 떠나가는 배 [정태춘] [듣기]
♫ 나뭇잎 사이로 [조동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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