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3일 (일)

"ADHD 환자, 기대수명 7~8년 짧다"

영국 연구진, ADHD 진단 받은 성인 3만여명 조사

많은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평균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들의 평균 기대 수명이 남성은 약 7년, 여성은 9년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ADHD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정신건강 문제와 위험 행동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조슈아 스토트 노화 및 임상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ADHD와 기대 수명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영국 정신의학 저널(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했다.

이 연구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의 국민건강보험 1차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ADHD 진단을 받은 성인 3만39명의 기록을 연령과 성별 등이 비슷한 일반 인구 30만390명의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ADHD 진단을 받은 남성은 평균 기대 수명이 6.8년, 여성은 8.6년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 수명이란 0세의 출생아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뜻한다.

조슈아 스토트 교수는 ADHD 자체가 기대 수명을 단축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ADHD환자의 평균 수명이 짧은 이유가) 다른 어떤 것보다 건강 불평등(사회적 지위, 소득, 교육 수준 등의 요인)에 관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ADHD가 있는 사람들의 조기 사망 원인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일반인보다 흡연이나 알코올 남용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고 자폐증, 자해 행동 및 성격 장애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스토트 교수는 ADHD 환자들이 성인이 되면 "충동을 조절하기 어렵고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고 했다.

ADHD는 비교적 흔한 신경발달질환으로 주로 어린 시절에 진단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인이 된 이후 뒤늦게 ADHD를 발견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ADHD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보상회로 이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도파민은 계획, 집중, 자기조절과 같은 실행 기능을 돕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ADHD 환자들은 도파민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시간 관리, 우선순위 설정, 충동 조절 등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학업이나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앞으로 ADHD 환자들의 기대 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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