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다코타 대학교 샌포드 의과대학교 의료진에 따르면 61세의 여성이 시력 상실과 쇠약해지는 두통으로 사우스다코타 의과대 응급실을 방문했다. 그는 성관계 중에 두통이 시작됐고 아스피린을 3번 복용해도 완화되지 않았다고 의료진에게 자가보고 했다. 당시 증상은 더 악화되어 시력까지 잃기 시작했다.
단순 성관계 두통인줄 알았는데 뇌 스캔하니, 출혈성 뇌졸중 발생
의료진은 처음에 최대 20만 명의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단순한 ‘성관계 두통’의 사례라고 판단했다. 성관계 두통은 그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달리기, 역도 또는 재채기와 같은 활동 중에 혈압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종의 운동성 두통으로 간주돼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신경과 전문의인 네스토르 갈베즈-히메네스 박사는 “혈관이 확장되면 머리, 목, 어깨의 근육이 조여져 두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매우 드물지만 혈류가 건강하지 않다면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혈관이 파열돼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여성 환자의 뇌를 스캔한 결과, 시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후두엽을 압박하는 큰 덩어리의 혈액을 발견했다. 뇌출혈로 알려진 출혈성 뇌졸중이 나타난 것이다. 다른 흔한 형태의 뇌졸중은 허혈성 뇌졸중이 있으며, 혈전이 뇌로 이어지는 동맥을 막거나 막는 경우에 해당한다.
사우스다코타 병원의 내과 전문의인 하페즈 모하마드 아마르 압둘라 박사는 해당 사례 보고서에서 “성관계 중 혈압이 상승하면 심장병과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해 이미 약해진 혈관이 파열될 수 있고, 결국 출혈성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 여성은 자연스럽게 치유되어 별다른 치료 없이 현재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성관계 중 최소 두번 이상 극심한 통증…두통 24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의심
이 61세의 여성이 뇌출혈에서 자연 회복됐다 하더라도 성관계 두통 시 방심해선 안된다. 의료진은 성 관련 두통이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아마르 압둘라 박사는 “뇌출혈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12명 중 최대 1명은 두통이 시작될 때 성관계를 가졌다”며 “성관계 두통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뇌출혈과 같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먼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성행위 중 최소 두 번 이상 극심한 두통을 경험했을 시 성관계 두통이라 볼 수 있다. 통증은 최소 24시간 이상 지속되고 이 두통이 만성 편두통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성관계 두통은 성관계 중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성적 흥분이 증가함에 따라 강도도 증가한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나이가 들면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노년층에서 더 빈번할 수 있다.
갈베스-히메네스 박사는 성관계 두통이 있는 경우 미리 알기 어렵지만, 자신이 성관계 시 두통을 느끼는 경우라면 관계 전 일반 진통제를 복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히메네스 박사에 이어 아마르 압둘라 박사는 “만약 그럼에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고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면 금욕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례 보고는 최근 ‘BMJ 케이스 리포트(BMJ Case Reports, 영국의학저널 사례 보고서)’에 A not so happy ending: coital cephalgia resulting from an acute non-traumatic intraparenchymal haemorrhage in a female with no comorbidities라는 제목으로 실렸으며, https://casereports.bmj.com/content/12/5/e228872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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