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임신?” 의사도 헷갈려…23세에 ‘이 암’이라니, 무슨 일?

임신인 줄 알았는데 난소암 판정받은 23세 여성...50대 중장년층에 흔하지만 20대도 걸릴 수 있다는 인식 개선 주장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했던 23세 여성이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 [사진=’인디펜던트’ 보도내용 캡처]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했던 23세 여성이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 온라인에서 찾아 본 정보와 증상이 비슷했지만 젊은 나이기 때문에 난소암일 거란 의심은 하지 않았다. 의사들조차 처음엔 임신을 의심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영국 더럼에 사는 엠마 콜레지는 23세였던 2022년 3월 교도소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즈음 처음 증상을 인지했다. 훈련을 받던 중 바닥에 누웠는데 마치 ‘수박 위에 누워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후로 화장실에 가는 횟수도 늘었다.

온라인에서 검색해 보니 난소암의 징후와 비슷한 것 같았지만, 주로 50세 이상 여성에게 흔하게 발병한다는 것을 알고는 난소암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 테스트도 여러 차례 했지만 음성이었다. 그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했다. 의사들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 후 증상은 더욱 심해져 음식을 두 입만 먹어도 배가 불러 탈이 날 지경이 되었다. 그 사이 9월에 예약된 병원 예약을 기다리던 중 통증이 심해졌고 응급실을 찾았다. 그곳에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큰 낭종이 발견됐다. CT 스캔을 해보니 복부에 30cm 크기의 낭종이 있었고, 암이 위와 위벽까지 퍼져 있었다. 그는 난소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엠마는 5시간 반에 걸친 수술을 통해 낭종과 난소 하나를 제거했다. 그 후 9시간 반이 걸린 두 번째 수술에서 전자궁절제술과 맹장, 비장, 장의 일부를 제거했다. 임시로 장루를 달기도 했다. 그 후 6번의 항암화학요법도 받았다.

그는 “수술로 인한 흉터와 스테이플을 보는 게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수술 받고 며칠 후 일어나 걸어 다녀 의사들을 놀라게 했다. 내 삶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엠마는 2023년 4월에 마지막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았으며, 스캔 결과 암은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그는 난소암이 중장년층만 걸릴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는 인식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그는 “모든 젊은이들이 암의 징후와 증상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난소암에 걸리는 건 노인들만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정말 중요하며, 증상이 지속되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조언했다.

50대 이상에게서 흔한 난소암…비특이적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난소는 자궁 양측에 위치한 두 개의 작은 생식기관으로, 난자를 생산하며 월경주기에 따라 주기적으로 배란 및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난소암은 이 난소에 발생하는 암이다. 난소암의 90% 이상이 난소 표면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중 난소암은 전체 여성암 발생의 2.5%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7.6%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는 각각 19.8%, 70대는 12.9% 순이었다.

난소상피암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여러 연구를 통해 고려되고 있는 난소상피암의 관련요인은 몇 가지 있다. 우선 출산 경험과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서 난소암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임신 및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모유 수유 등으로 무배란 기간이 길수록 발생률이 감소한다.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등 일생에서 배란기가 많은 경우 난소상피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난소암의 5~10%가 유전적 성격을 갖는다. 모친이나 자매가 난소암에 걸린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방암, 자궁내막암, 대장암을 앓았던 적이 있는 경우 위험이 높아진다.

난소상피암은 암이 상당히 진행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간혹 증상이 있더라도 하복부나 복부 불편감, 통증, 소화기 장애에 의한 증상과 같이 비특이적이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월경이 불규칙하고 폐경 이후 비정상적 질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난소상피암은 복막과 림프절 전이가 잘 되며, 이런 경우 복수가 차거나 복부대동맥 주위와 골반내 림프절이 붓고, 림프절 전이가 되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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