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맥주, 근육에 안좋다는데…무알코올은?

알코올 없는 대신 탄수화물, 당 많아 운동 효과 줄일 수도

알코올이 근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류신 아미노산의 효과를 떨어트려 근육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에 이어 ‘오운맥(오늘 운동하고 맥주)’ 트렌드가 MZ세대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금기로 여겨졌던 ‘운동 후 음주’의 룰을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가 깨고 있는 것이다.

땀 흘려 운동을 한 다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하지만 찰나의 청량함으로 인해 열심히 흘린 땀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알코올이 근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류신 아미노산의 효과를 떨어트려 근육 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 작용을 차단해 술을 마시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탈수 현상도 근육 합성을 저해한다. 근육의 70%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근육을 합성하려면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알코올 함량 낮춘 대신 당류 많아…당뇨, 비만 환자 주의해야 

그래서 찾은 대안이 알코올 함량이 0.00%인 ‘무알코올(Alcohol Free)’ 맥주와, 알코올이 1% 미만으로 함유된 ‘비알코올(Non Alcoholic)’ 맥주다. 하지만 이들 역시 안심하고 마실 수는 없다. 알코올 함량을 낮춘 대신, 당류로 맛을 내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탄수화물과 당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일반 맥주 500mL에는 탄수화물이 평균 18g, 당류는 0g 들어있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 비알코올 맥주 제품에는 탄수화물 35g과 당류 15g이 함유돼 있다. 탄수화물 함량과 당류 함량 모두 일반 맥주 평균보다 높은 것.

탄수화물과 당은 다이어트의 적이기도 하지만 혈당이 높아지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 역시 알코올 섭취 욕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또 맥주는 퓨린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식품인데,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에도 일반 맥주만큼의 ‘퓨린’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의 재료인 맥아 자체에 퓨린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퓨린이 대사될 때 요산이 체내 축적되기 때문에 요산이 지나치게 쌓여 엄지발가락 등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통풍 환자는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녹차, 체리주스, 탄산수…운동 후 마시면 좋은 음료들

대신 운동 후 마시면 좋은 건강한 음료로는 물, 단백질 음료, 녹차, 체리주스 등이 있다. 특히 녹차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은 유해산소로 인한 신체 손상을 막아주고 타트 체리로 만든 체리 주스는 운동 후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퇴치하는 효능이 있다.

만약 운동 후 맥주나 탄산음료의 톡 쏘는 맛을 느끼고 싶다면 설탕과 인공감미료가 들어있지 않은 탄산수를 마시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신체활동으로 인해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젖산이라는 피로물질이 나오게 되는데, 탄산수에 함유된 중탄산이온이 젖산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근육통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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