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식습관 오래 함께 했더니… 중년 부부의 몸에 변화가?

고혈압-당뇨병-심장병, 암 등은 생활습관과 밀접

 결혼 전 싱겁게 먹던 사람이 배우자를 따라 수십 년 동안 음식을 짜게 먹으면 혈관이 점차 수축하여 고혈압, 심장-뇌혈관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부가 수십 년 동안 같은 식습관-생활습관을 공유하면, 같은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질환과 암 등은 이런 결과물이다. 50~60세 중년은 주요 암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 생활 방식을 공유하는 부부들은 어떤 건강 위험이 있을까?

수십 년 동안 같은 음식 먹었더니같은 병 앓게 된 경우

국제 학술지 ‘BMC 메디신(Medicine)’에 실린 한국인 60세 이상 부부 814쌍을 8년간 추적 조사한 논문이 눈길을 끈다. 부부가 오래 같은 습관을 공유하면, 같은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다.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습관과 신체 활동을 오래 공유하다 보니 질병도 같은 것을 앓게 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질환 뿐만 아니라 음식-운동과 밀접한 대장암, 위암 등 암도 부부가 같이 앓을 위험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배우자의 식성에 맞추다 보니내 몸도 변했다

신혼 부부는 식성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한 사람은 맵고 간이 진한 음식을 좋아하지만, 배우자는 싱겁게 먹을 수 있다. 그렇다고 찌개나 국, 반찬을 따로 만들면 너무 번거롭다. 한 사람의 식성에 맞추다 보면 싱겁게 먹던 사람도 짠 음식에 적응하게 된다. 예전에는 음식과 건강, 질병 관련성에 관대한 측면이 있었다. 맛을 강조하다 보니 설탕, 소금을 많이 넣기도 했다. 이런 식단을 수십 년 공유하면 남편과 아내 모두 몸에 탈이 날 수 있다.

오랜 습관의 결과가 중년에 드러나다심장뇌혈관병, 암이 움트다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질환과 암 등은 오랜 식습관-생활습관의 결과물이다. 50~60세 중년은 주요 암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결혼 전 싱겁게 먹던 사람이 배우자를 따라 수십 년 동안 음식을 짜게 먹으면 혈관이 점차 수축하여(고혈압) 심장-뇌혈관 위험이 높아진다. 위 점막도 손상(위암) 될 수 있다. 채소 없이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다 보면 혈당이 치솟아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

육류나 생선을 높은 온도에서 굽는 경우 강력한 발암물질들이 표면에 발생하게 된다. 이를 먹으면 위암, 결장암, 췌장암,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의 발색제로 이용되는 아질산염은 식도암,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부부 모두 움직이기 귀찮아”… 오랜 운동 부족 결과가?

아내와 남편이 운동을 즐기는 경우도 많지만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 늘 과식(열량 과다 섭취)을 하면서도 신체 활동을 하지 않으면 혈당이 치솟고(당뇨병, 비만) 장 건강도 나빠진다(대장암). 과거 안방에서도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던 시절 아내는 간접 흡연(폐암, 위암, 췌장암 등)의 피해자였다. 작년 12월 발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폐암 신규 환자는 남자가 2만 1176명이지만 여자도 1만 440명이나 된다. 나이 70~80대 환자가 53.9%이니 상당수가 간접 흡연의 피해자로 추정된다.

찌개 하나 같이 떠먹던 식습관… “나쁜 습관은 서로 고쳐줘야

부부 위암은 찌개 하나를 같이 떠먹던 과거 문화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 사람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경우 가족도 감염 위험이 높다. 지금은 앞접시 사용으로 많이 사라진 문화다. 암은 유전도 5%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식습관은 30% 정도를 차지한다. 몸의 산화(손상-노화)를 줄이는 항산화 성분이 많은 채소-과일을 자주 먹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부부는 좋은 점만 닮자. 나쁜 습관은 서로가 고쳐줘야 건강수명을 누릴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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