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정확도”…MRI로 조현병 환자에 맞는 치료법 감별 가능

68% 확률로 기존 약물에 내성 지닌 환자 가려내

뉴로멜라닌이라고 불리는 뇌 색소에 초점을 맞춘 특정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조현병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로멜라닌이라고 불리는 뇌 색소에 초점을 맞춘 특정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조현병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정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된 네덜란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뉴로멜라닌 반응 MRI’(NM-MRI)이라는 명칭의 이 MRI는 조현병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의 도파민 분비가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 도파민은 신경세포 사이에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이 많이 분비될수록 뇌는 쾌락과 흥분을 많이 느낀다. 조현병 환자는 도파민이 과다 분비돼 공격성과 충동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뉴로멜라닌이란 색소는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이 분비될 때 함께 만들어진다. 도파민 분비가 많아지면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뉴로멜라닌도 많아진다. 따라서 조현병 환자 중에서 뉴로멜라닌이 많은 환자는 일반적 치료를 받게 하고, 뉴로멜라닌이 적은 환자는 내성환자에게 마지막으로 처방되는 클로자핀(clozapine) 투약을 일찍 시작할 수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의 마리에케 판 데어 플림 박사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NM-MRI가 조현병 치료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파민 기능의 기준이 되는 뉴로멜라닌 수치가 치료 저항성의 초기 생체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조현병이 처음 발병한 18세~35세 환자 79명과 20명의 건강한 대조군 피험자를 대상으로 NM-MRI 스캔을 실시했다. 6개월째에 NM-MRI 신호와 치료 반응 사이의 관계를 검사해 일반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는 반응자, 그렇지 못한 사람은 비반응자로 나눴다.

2회의 항정신병 약물 시험 후 망상, 환각, 자세 및 특이한 생각 등 5개 영역 중 1개 영역에서 중등도 또는 높은 증상을 보인 사람은 비반응자로 분류됐다. 또 하나의 항정신병 약물에 반응이 없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 조사기간 중 클로자핀 처방을 받은 경우 비반응자로 간주됐다.

17명의 환자는 주로 약물 비순응 또는 진단의 변화로 인해 제외됐다. 나머지 62명의 환자 중 47명이 반응자, 17명이 비반응자로 분류됐다. 17명의 비반응자 중 15명은 현저하게 낮은 NM-MRI 신호를 보였다.

연구진은 뉴로멜라닌 증거를 바탕으로 어떤 환자가 치료에 반응할지 최대 68%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8명의 반응자와 9명의 비반응자에게 NM-MRI 스캔을 추가적으로 실시한 결과 NM-MRI 신호가 6개월 동안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초기 조현병 치료 저항성에 대한 비침습적 생체지표로서 NM-MRI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며 “적절한 예측 모델을 통해 조현병 치료 저항성을 조기에 확인하고 효과 지연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jp.psychiatryonline.org/doi/10.1176/appi.ajp.2022078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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