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토피 피부염 있으면…학습 능력 떨어진다

소아 습진 있으면 학습, 기억력 관련 문제 겪을 위험 더 높아

소아 습진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 피부질환이 있는 아이가 학습, 기억력 장애를 겪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토피 피부염 등 습진에 시달리는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학습이나 기억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습진은 여드름 같은 특정한 질병이 아니라 통상 피부에 나타나는 가려움, 홍반, 부종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접촉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물론 증상이 유사한 건선까지도 습진의 하나로 보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2021년  ‘미국국가건강조사(US 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에서 수집한 6,900만 명 이상의 17세 이하 어린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중 약 13%에 달하는 900만 명 이상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고 아토피가 있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학습, 기억력 측면에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습진에 시달리는 아이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학습 장애를 이미 겪고 있는 경우 기억력, 학습 문제가 생길 위험이 대조군에 무려 2~3배 더 컸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조이 완 박사는 건강·의료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와의 인터뷰에서 “생의 초기 인지 장애는 이후 학업, 직업, 사회·경제적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라면서 “사소하더라도 되도록 빨리 인지적 결함을 알고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아토피 피부염이 학습, 기억력 장애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미 인지 장애가 있는 특정 하위 그룹은 소아 습진의 영향에 더 취약한지 여부를 조사하고자 했다”라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결과에 대해서는 이미 나온 다른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는 천식, 피부 감염, 음식 알레르기와 같은 다른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고, 소아 습진이 ADHD, 자폐스펙트럼 장애, 학습 장애 등 신경 발달 관련 질환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발달 장애가 없는 보통 어린이보다는 이미 ADHD 등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아토피 피부염과 일반 아동의 학습과 기억력 장애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까지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 약간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며 이는 아이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고 해서 안절부절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또, 수집 데이터에 아토피 피부염의 정도, 발병 연령 등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에 따라 인지 장애 위험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도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아토피 피부염과 인지 장애를 연결하는 수면, 동반된 기분 등 다른 위험 요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이처럼 여러 변수를 고려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스웨스턴 파인버그 의대 피부과 및 소아과 임상 조교수인 피터 리오 박사는 이번 연구가 소아 습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더하고 이전 연구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공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토피 피부염과 일부 발달 및 인지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이미 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주목해왔고 이번 연구가 특히 이미 인지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의 피부 질환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연구는 최근 《미국의사협회 피부과학회지(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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