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약해졌나?” 전보다 숙취 심해졌다면? ‘이것’ 때문일 수도

코로나 감염 후 알코올 반응 및 민감성...바이러스와 염증이 혈액뇌장벽 약화시켜 숙취 심하게 일으켜

롱코비드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감염 전보다 심한 숙취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롱코비드(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감염 전보다 심한 숙취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도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참가자 모두 감염 전에 비해 훨씬 더 심한 숙취를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신체의 바이러스와 염증이 혈액뇌장벽을 약화시키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롱코비드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인이 33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한다. 환자들은 지속적인 피로, 브레인 포그, 정상적인 생활 영위 어려움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도 바이러스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를 치료하는 캘리포니아대 PACS(Post-Acute Covid Syndrome) 클리닉에서 모집한 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참가자 모두 코로나 감염 전 아무 문제없이 술을 즐겼지만, 몇 달 동안 롱코비드 증상을 경험하는 지금은 한 잔을 마시기도 어려우며 술을 마시면 극심한 숙취를 경험한다고 보고했다. 그들이 술을 마시면 경험하는 증상에는 이전에는 없던 피로감, 극심한 두통, 홍조 등도 더해졌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롱코비드) 환자에게서 코로나 감염 후 알코올 반응 및 민감성이 새롭게 나타날 수 있다”며 “신체의 바이러스와 염증이 혈액뇌장벽을 약화시켜 숙취가 심해진다”는 가설을 세웠다.

혈액뇌장벽은 색소, 약물, 독물 등 이물질이 뇌조직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여 뇌를 보호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술을 마시면 혈액뇌장벽의 투과성이 높아져 독소나 염증성 화학물질 등 보통은 뇌로 들어가지 못하는 물질이 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학자들은 롱코비드 환자의 경우 혈류에 염증 분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더 심한 숙취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표본 크기가 작기 때문에 이를 증명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자가보고 형식을 취한 것도 한계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 결과는 여전히 코로나 감염과 이후 음주 문제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저널 《큐리어스(Cureus)》에 ‘New Alcohol Sensitivity in Patients With Post-acute Sequelae of SARS-CoV-2 (PASC): A Case Seri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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