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음료가 우유라고?” 영양성분 ‘이렇게’ 다르다

우유보다 단백질·칼슘 함량 적어…대체식품 표기 명확히 해야

우유와 식물성 음료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양성분이나 제조과정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개인의 영양상태를 고려한 올바른 선택이 요구된다. (왼쪽: 우유, 오른쪽: 식물성 음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당불내증으로 기존 우유를 마시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물론 다양한 종류와 맛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며 식물성 음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물성 음료는 귀리, 쌀, 아몬드 등 식물성 재료를 활용해 만든 음료를 말한다. 시중에 두유 외에도 다양한 식물성 음료가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음료만으로 우유 못지않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 영양성분과 제조과정 차이 있어

일단 우유와 식물성 음료는 영양성분에서 차이가 있다. 2021년 공주대에서 발표한 논문 ‘우유와 두유류의 소비 시장 추이 및 영양성분에 따른 효능 비교 분석’에 의하면 아몬드, 귀리, 코코넛 음료 등에 든 단백질의 질과 함량은 우유보다 낮았다. 우유 단백질은 인체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히 포함된 완전 단백질이지만 식물성 음료에 함유된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적어 단독으로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 어렵다.

칼슘 함량에서는 더 큰 차이를 보였다. 100g당 우유의 칼슘 함량이 113mg일 때 두유는 80mg, 쌀 음료는 6mg에 그쳤다. 2023년 미네소타대 영양 조정 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식물성 음료 237개의 12%만이 우유의 칼슘, 비타민 D, 단백질이 비슷하거나 더 많았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는 제조과정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유는 살균과 균질화 처리만 거치지만, 식물성 음료는 영양소 강화를 위해 여러 단계의 가공 과정을 거치고 식품첨가물도 넣는다.

식물성 음료, ‘대체식품’ 표시 명확하게 해야

이렇듯 영양성분의 함량과 제조 과정에서 차이가 있지만 국내 소비자는 이들을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대 연구팀이 전국(18~69세) 8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유와 두유, 식물성음료의 영양성분이 같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40%였다.

더욱이 식물성 음료 제품에 우유라는 표기를 넣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빚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물성 원료 등을 사용해 동물성 식품과 유사하게 만든 ‘대체식품’에 대해 「대체식품의 표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표시 항목으로는 ‘대체식품’임을 명확히 알리는 △‘대체식품’ 용어 △동물성 식품 등으로 오인‧혼동하지 않도록 하는 제품명 △동물성 원료의 포함 여부 등이 있다. 아울러 동물성 원료가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12pt 이상의 글씨로 표시해야 한다.

또 우유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에 ‘식물성’을 병기하더라도 제품명에 ‘우유’ 혹은 ‘유’라고 표시할 수 없다. 제품명에 귀리, 아몬드 등 대체한 원재료명을 병기하더라도 우유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이라면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라고 표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식물성 음료에는 우유가 단 한 방울도 들어있지 않지만 잘못된 명칭 표기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동할 수 있다”며 “우유와 식물성 음료간의 영양성분 차이는 명확하며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우유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우유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정확한 명칭을 통해 소비자들이 우유와 식물성 음료의 차이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2년 초부터 식물성 대체음료에 ‘우유’라는 표기를 자제할 것을 권고해왔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더욱 정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지난 2022년 10월부터 ‘대체식품표시협의체’를 결성해 꾸준한 논의를 거쳤고, 지난해 11월엔 ‘대체식품의 표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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