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갖고 계속 설사해”…임신 증상 아닌 ‘이 암’때문, 무슨 사연?

임신 때문인 줄 알았던 증상... 신경내분비종양 때문,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위염으로 오해하기도

두 번의 임신 기간 동안 설사, 홍조, 극심한 피로 등을 호소했던 한 여성이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을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두 번의 임신 기간 동안 설사, 홍조, 극심한 피로 등을 호소했던 한 여성이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tumour, NET) 진단을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신경내분비종양은 호르몬을 생성하는 신경내분비세포에서 시작되는 드문 종양이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에 의하면 호주 애들레이드에 거주하는 제이미 커나한(45)은 신경내분비종양을 진단받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17세가 된 첫째 엘리를 임신했을 때 나타난 설사, 홍조 등의 증상에 대해 의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하며 식습관 개선을 권했다. 둘째 이사벨을 임신했을 때에도 항상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설사를 달고 살았지만, 의사는 임신 중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았다.

하지만 둘째가 태어나고 한참이 지나도 설사와 피로감이 지속되자 제이미는 마침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어릴 적 담당 일반의(GP)를 찾아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2010년 소화관의 일부인 전장과 후장 중간에 위치한 중장(mid-gut)에서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tumour, NET)이 확인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암은 간에도 전이된 상태였다.

제이미는 약 30cm의 장(bowel)과, 충수, 담낭,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암을 제거하는 큰 복부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 후에는 종양에서 나오는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란레오타이드(lanreotide)라는 치료제를 한 달에 한 번씩 맞았다. 이후 그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암으로 인한 큰 통증 없이 비교적 정상적인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2022년 9월, 갑자기 팔에 심한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어난 제이미는 어깨 근처에 종양이 생겼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고, 곧 여러 차례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2023년 6월 종양은 사라졌다. 그후 제이미는 6개월마다 스캔을 통해 새로운 종양이 생기는지 확인하고 있다.

그는 “이것이 나에게 긴 싸움이 될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며 “’내일 당장 죽을 병’이 아니라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마음가짐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제이미는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면 스스로를 믿고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격려했다.

진행 속도 느린 신경내분비종양

신경내분비종양은 호르몬을 생성하는 신경내분비세포에서 생긴 종양이다. 신경내분비세포가 폐와 위장관에 분포되어 있어 신경내분비종양도 위장기관인 췌담도, 위, 대장, 직장, 간 등에 주로 나타난다.

발생 빈도는 낮으나 발생하는 기관에 따라 다양한 임상양상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소화기관에 종양이 생기면 설사, 변비,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폐에 종양이 생기면 천명음이나 지속적인 기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제이미의 사례처럼 간이나 기타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많은 양의 호르몬이 생성되어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게 되어 안면홍조, 설사, 호흡곤란,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진단을 받기까지 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무작위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인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위염 등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종양이 다른 장기를 침범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하지만, 암이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진 상태로 진단이 늦어지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완치가 되지 않더라도 천천히 자라는 암이기 때문에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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