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팔 부딪혔을 뿐인데”…세균이 ‘살 파먹어’ 팔 잃은 女, 무슨 일?

가볍게 벽에 부딪힌 팔...이후 붓고 발적, 괴사성 근막염 진단 받고 팔 못쓰게 된 여성

벽에 팔을 부딪혔을 뿐인데, 팔을 아예 못쓰게 된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 더미러 보도 캡처]
벽에 팔을 부딪혔을 뿐인데, 팔을 아예 못쓰게 된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무리 작은 상처도 쉽게 봐선 안된다며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그의 메시지다.

영국 일간 더미러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알렉스 도널드슨은 스페인 여행 중 친구들과 헤어지는 가운데, 서로 안아주다가 벽에 팔을 부딪혔다. 가벼운 부상으로만 여기고 별 생각없이 영국 집으로 돌아왔다. 팔이 뜨겁다고 느껴질 만큼의 통증과 함께 부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그는 응급실을 찾았다. 단순히 감염된 것 같다는 진단을 받고 항생제를 투여받은 후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팔 전체에 발적(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모세 혈관이 확장되어 이상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이 일어났다. 곧바로 병원으로 돌아갔지만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악화됐다. 의료진이 감염 부위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괴사성 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괴사성 근막염은 연쇄상구균과 같은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는 ‘살을 먹는 병’이다. 피부 심부 피하조직이 썩어들어간다. 드문 세균성 감염병으로 주로 근막을 따라서 발생한다. 한번 감염된 환자 중 30%만 생존 할 정도로 신체 조직으로 빠르게 감염시켜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당뇨병이나 암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일 경우 더욱 위험하다. 감염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다고 보고된다.

오른팔 조직 제거하는 수술 4번이나 받아…현재 팔 사용 못해 

알렉스는 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된 조직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네 차례 더 받아야 했다. 한때는 몸이 감염과 싸우면서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알렉스와 작별 인사를 하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죽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작은 상처 하나가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나는 여행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틀 후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만 했다. 이전에 흉부 감염이 있었지만 다 나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긁힌 자국때문에 연쇄상구균이 자리를 잡았고 거기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여 상처나 찰과상, 치과 질환을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알렉스는 오른팔을 쓰지 못한다. 이 치명적 결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자선 단체인 리 스파크 NF 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괴사성 근막염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된 부위의 피부가 칙칙해지고, 자주색으로 변하면서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썩어간다. 이 단계에 이르면 감염이 기저 조직으로 침투해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저혈압 및 간, 신장 및 기타 중요한 장기의 부전과 함께 독성 쇼크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NHS에 따르면 괴사성 근막염이 생겼다면 초기 증상으로는 통증이 발생하고 점차 악화되기 전에 피부가 찢어지는 등의 경미한 외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혼란과 현기증, 갈증 증가와 같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며, 후기 증상으로는 구토와 설사, 혼란, 피부에 검은색, 보라색 또는 회색 얼룩과 물집이 생길 수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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