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절제, 하자니 골다공증, 안 하자니 빈혈…해 말아?

전문가 "빈혈 지나치다면 고려해 봐야"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은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은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수술은 하복부에 기구를 넣어 자궁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생리 과다 출혈로 인한 빈혈이나 부인과 질환을 막아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골다공증, 갱년기 증세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육진성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3~2011년 사이 40~59세 여성 2만5910명의 표본을 추출했다. 이후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 1만2955명과 받지 않은 여성 1만2955명(대조군)으로 나눠 최대 17년 동안 추적 관찰해 골다공증 진단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이 대조군에 비해 수술 직후 7년간 골다공증 위험이 28% 증가했다. 7년 이후에는 양 그룹 간 골다공증 발병 위험 차이가 없었다.

반면 자궁절제술을 하면서 난소나 난관 등에 대한 수술을 동시에 하면 7년 이후에도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난소가 골다공증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육 교수는 “자궁절제술을 하면 난소 기능이 저하돼 얼굴이 화끈거린다거나 불면증, 우울감 등 갱년기 증세와 조기 폐경이 나타날 수 있다”며 “또한 빠져나가지 못한 생리 피가 안에 쌓여 혈전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전했다.

자궁절제술을 하는 주된 이유는 ‘생리과다 출혈로 인한 빈혈’과 ‘극심한 생리통’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자궁경부가 절제돼 △자궁경부암에 걸리지 않고, △자궁근종·선근증 △골반염(성병) 등을 함께 막아주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질염이나 다수 성병(매독, 에이즈 등)과는 관련 없다.

‘일장일단의 자궁절제술’…해야될 때와 안 해도될 때는?

현재 이 수술은 약물 치료가 되지 않고, 경구피임약과 ‘미레나’라고 불리는 자궁내장치(루프) 또한 효과를 보지 못할 때 마지막으로 고려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에 육 교수는 “수술 여부의 객관적인 지표는 ‘빈혈'”이라며 “빈혈로 인한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 증세가 심각하지 않고, 생리통도 엔세이드(진통제) 등 일반 약품으로 잘 통제가 되는 사람은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이득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대로 생리로 인한 출혈이 많아 빈혈 증세가 심각하거나 생리통이 약을 먹어도 참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루프 시술이 선행으로 권장되지만, 근종이나 선근증이 심하면 시술이 안 되거나 빠질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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