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균 때문에” 코 잘라낸 美남성…남이 재채기만 해도 위험, 뭐길래?

재생불량성빈혈 진단 후 생긴 진균증으로 코 제거…골수 이식 후 회복 진행 중

진균에 의한 감염으로 코를 제거해야만 했던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왼쪽사진=감염 당시 모습과 코 제거 후 모습, 오른쪽사진=아프기 전 딸과 함께 있는 모습]
진균에 의한 감염으로 코를 제거해야만 했던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감염을 이겨낼 만한 면역력이 없어 계속해서 얼굴에 퍼지는 감염을 막기 위해 한 선택이었다. 이 남성은 재생불량성빈혈(aplastic anaemia)을 앓고 있었다.

영국 일간 더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브랜든 부스비(31)의 시련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증상은 점차 악화되어 나중에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난 후 그는 재생불량성빈혈을 진단받았다. 브랜든의 말에 의하면 “이 병은 누군가 주변에서 재채기만 해도 치명적인 감염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재생불량성빈혈은 신체에서 충분한 혈액세포가 생성되지 않는 희귀 질환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매년 100만 명당 약 2명이 진단을 받는다. 국내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는 1년에 500명씩 발생하며 서구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소아에서도 나타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으며 선천성인 경우가 약 4.1%이었고, 극히 일부 환자에서 간염이나 투약과 연관된다.

적혈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로감, 숨가쁨, 두통,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소판 부족으로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백혈구가 부족해 감기와 같은 감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이를 이겨내기도 더 어려워진다 .어지럼증이나 호흡 곤란은 물론 심각한 세균 감염이나 뇌출혈로 생명을 잃기도 한다. 치료방법으로는 면역억제제 사용, 항암화학요법, 수혈요법, 혈액 및 골수 이식 등이 있다.

계속해서 퍼지는 감염으로 코 제거

골수 기증자를 기다리는 동안 브랜든은 아내, 딸과 함께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가 가렵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통증까지 생겼다. 열까지 나자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치명적인 진균증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국소적인 통증과 붓기를 걱정하던 상태에서 균을 쫓아 감염 진행을 멈추기 위해 코와 얼굴에 다섯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브랜든은 “얼굴로 점점 더 깊숙이 파고들더니 왼쪽 눈까지 침범하기 시작했다”며 “다음 목표는 뇌가 될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게 끝이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의료진은 더 이상의 감염을 막고 브랜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안와(눈확)의 일부와 코를 제거하기로 했다. 수술 후 지금까지 그는 인공보형물 코를 사용하고 있다.

골수 이식 후에는 이식편대숙주병

수술을 받고 얼마 후 브랜든은 골수 기증자를 찾아 이식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graft versus host syndrome)이 발병한 것이다. 골수이식 이후 만들어진 건강한 새 혈액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여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로 인해 브랜든은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렸으며, 습진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고 장기에 염증이 생겼다. 나중에는 장의 일부를 제거하고 장루주머니를 차야 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지만, 아프기 전 건강했단 점을 고려해 의료진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도록 돕기로 했고 다행히 효과가 있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 살고 있어

1년 반이 지난 지금 브랜든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해당 질환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있다. 그는 “의사가 완전히 낫는 데 최대 3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지만, 지금 거의 2년이 지났고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여전히 매달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 소방관 업무에 풀타임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브랜든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으로 매일 아침을 맞는다. 햇볕 아래 서서 날씨를 느끼는 일,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 등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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