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정액 속 미생물… ‘이 박테리아’ 많으면 생식력 떨어져

특정 유산균은 정자 활동성, 슈도모나스균류는 정자 농도에 영향

정액 내에 서식하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이너(Lactobacillus iner)가 생식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내장과 피부 말고도 정액 내에도 미생물군집이 존재한다. 이들 박테리아 종이 정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이언틱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73명의 성인 남성의 정액 내 미생물 군집과 정자 건강을 조사했다. 그중에는 생식력에 문제가 있는 남성도 있었고 이미 아버지가 된 남성도 있었다.

연구 결과 정액 내에 서식하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이너(Lactobacillus iner)가 생식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젖산을 생성하는 이 박테리아는 정액 내 염증을 유발하고 잠재적으로 정자의 움직임에 손상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유산균이 여성의 질 미생물군집에서도 발견되는데 이미 이 유산균과 여성 생식력 간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들이 있다고 밝혔다.

슈도모나스균류 3종도 정액에서 발견돼 정자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정자 농도가 비정상적인 남성들 사이에서 슈도모나스 플루오레센스와 슈도모나스 스터처리가 더 흔한 반면, 슈도모나스 푸티다는 덜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의 주저자인 UCLA의 바딤 오사드치이 연구원은 “정액 내 미생물군집 중에서 생식력에 미치는 박테리아는 종 별로 차이가 있어 보인다”면서 “우리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체내 총체적 미생물군집)과 남성 불임 간의 연관성의 단초를 열어줬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51686-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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