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면역반응 ‘사이토카인 폭풍’ 치료법 발견

패혈증 화상 심장마비 등 환자에게 반감기 짧은 항IL-6 투여…혈관 손상, 이차 감염 억제

코로나19 등으로 갑자기 호흡 곤란을 겪을 수 있다. 과잉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병으로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코로나19 감염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걷잡을 수 없이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아내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팀은 패혈증, 화상 등 환자에게 반감기가 짧은 항 인터루킨-6(IL-6)를 투여해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음으로써 혈관 손상이나 이차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사이토카인은 염증을 일으켜 몸 안의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없애는 일종의 화학적 메신저다. 인터루킨-6(IL-6)는 사이토카인 폭풍의 주요 원인이다. 세포 안의 IL-6 수용체에 달라붙어 세포에 염증을 퍼뜨리라고 지시한다. IL-6 신호를 차단하는 치료법은 염증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하지만 차단이 오래 지속돼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체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신체는 사이토카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하면 이 균형이 깨진다. 심한 감염이나 화상은 몸안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RS)’이라고도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는 동안 신체는 사이토카인을 많이 생성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강수진 박사는 “치료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IL-6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IL-6 수용체를 짧은 시간에 걸쳐 차단하는 항체로 염증 신호를 막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임상 조치는 패혈증이나 심한 화상에 의한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혈관이 손상되지 않게 보호해준다.

혈관 손상은 감염이나 화상으로 혈관 안쪽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세포가 새어 나올 때 발생한다. 누출된 체액은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이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IL-6가 수용체에 결합하면 ‘저산소증 유도인자-1α’ (HIF1α)라는 특정 단백질을 활성화해 염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한다. 특정 신호(IL-6R-HIF1α)를 차단하면 혈관 내피세포가 강화되고 혈관의 완전성이 개선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각종 염증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병에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코로나19 감염증, 패혈증, 심장마비(급성심근경색), 화상, 허혈증 등이 있다. 외상을 입은 사람이나 일부 암 면역요법을 받는 사람도 사이토카인 폭풍을 겪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Gp130–HIF1α axis–induced vascular damage is prevented by the short-term inhibition of IL-6 receptor signaling)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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