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기침 소리가 ‘컹컹’? 방치하면 폐렴될 수도

RSV 감염증 악화 신호…호흡곤란·탈수 증세 보이면 입원해야

RSV 감염 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기침, 콧물, 재채기, 발열, 코 막힘 등으로 감기나 독감의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 감염으로 인한 영유아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 늘고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5일 신생아와 영유아의 감염예방을 위한 철저한 감염관리와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RSV는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접촉으로 인해 비말(飛沫)이 눈, 코, 입으로 들어가면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다. 모든 연령대에서 감염될 수 있지만 면역이 취약한 2세 이전의 영·유아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다. 방치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은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악화하기 쉽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정보를 보면, RSV 입원 환자는 지난해 12월 1주차(3~9일) 192명, 2주차(10~16일) 276명, 3주차(17~23일) 368명, 4주차(24~30일) 454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금년 1주차(31~2024년 1월 6일)에도 421명을 기록했다. 중증 환자 비율도 상당하다. 금년도 1주차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 환자는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 RSV 순이지만 중증 환자 입원 현황을 보면, RSV 환자 수가 인플루엔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전국 병원급 218개소(급성 호흡기 감염증)와 상급종합병원 42개소(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증)를 표본으로 감시한 자료이다.

RSV는 특히 미숙아, 6개월 이하의 영아, 만성 폐 또는 심장 질환이 있는 아이, 면역 체계가 약한 아이, 신경 근육 장애가 있는 아이 등이 감염에 취약하다. 성인의 경우에서도 고령자, 만성 폐질환 또는 심장병 환자, 장기 이식 환자, 항암 치료를 받는 암환자 등이 감염에 취약하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RSV

RSV 감염 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기침, 콧물, 재채기, 발열, 코 막힘 등으로 감기나 독감의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 RSV 감염 영유아 중 25~40%는 증상이 나빠진다. ‘쌕쌕’ 소리 혹은 ‘컹컹’ 소리가 동반되는 기침을 하게 되면 바이러스가 이미 하부 호흡기로 퍼져 폐로 통하는 좁은 기도에 염증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증상이 진행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이 발생하며,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RSV 감염 사례는 감염증 확진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병력과 시기에 따라 전문의 판단에 따라 구강 또는 비강 점막 검사, 혹은 혈액 검사를 해서 바이러스의 유무 및 백혈구 수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위중한 경우, 흉부 X-ray 혹은 흉부 CT 스캔을 통해 폐 합병증 검사를 시행한다.

다음은 의료진에게 빠르게 연락해야 하는 경우이다. 하나, 숨이 가쁘고 호흡이 얕으며 비정상적으로 빠른 경우 전문 진료를 통해 흉벽 함몰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흉벽 함몰이란 호흡 시 흉벽이 갈비뼈 사이에서 배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는 모양이다. 둘, 아이가 물이나 우유 등을 잘 마시지 않는 경우다. 셋, 아이가 유난히 피곤해하거나 입술 또는 손톱이 청색인 경우다. 넷, 아이가 쌕쌕거리며 기침하는 경우다. 다섯, 3개월 미만에서 체온이 38도 이상일 때는 즉시 응급실로, 3~6개월에서 39도 이상일 때는 당일 의료진에게 연락해야 한다.

호흡곤란·탈수 증세 보이면 입원해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약한 RSV 감염 증세는 치료 없이도 1~2주 이내에 사라진다. 증세가 있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이부프로펜과 같은 해열제 및 진통제로 열과 통증을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스피린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경우 보호자가 물, 주스, 우유 등을 통한 수분 섭취가 충분히 될 수 있도록 잘 살펴야 한다. 어린 영아는 소변량(기저귀 교체 횟수)도 확인하여 탈수증상이 생기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처음에 나타난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점차 악화하거나, 호흡곤란을 나타내는 징후(거친 호흡, 숨을 쉴 때마다 콧구멍이 벌렁거림, 청색증, 흉복이 함몰된 상태로 숨 쉬는 경우, 짧고 얕거나 느리거나 빠른 호흡, 호흡이 잠시 멈춤), 탈수 등의 증상이 보인다면 입원이 필요하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액 요법, 호흡 관찰, 호흡기 분비물 제거, 산소 공급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으나 심한 호흡부전이 발생하는 고위험군인 경우는 중환자실에서 산소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한편, 영유아 RSV 예방을 위한 백신이 2023년 7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는 RSV 유행 시즌을 대비해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빠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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