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학생들 학업 성취 높은 이유…유전자에 있다?

교육적 성취에 관여하는 유전자 유럽인과 일치...향후 치매-정신질환에 대한 유전적 영향 확인도 기대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높은 교육 수준과 우수한 학업 성취도에 대한 유전자의 영향을 확인한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일본, 중국 동아시아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가 높은 것이 유전자에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한국-대만 공동 연구로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팀과 대만 국가후생연구원의 공동연구팀은 교육적 성취의 동력 원인에 있어 동아시아인을 따로 분석하기 위해 한국과 대만이 보유한 17만4600명의 유전자 정보(바이오뱅크)를 이용했다.

그 결과, 동아시아인이 유럽인과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유전적 구조가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유럽인에서 나타나는 교육적 성취와 관련 있는 유전적 구조와 배경, 효과 등이 동아시아인에서도 상당 부분 일치한 것이다.

연구에서 말하는 교육적 성취는 개인의 환경과 인지 능력(유전)을 반영해 평생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았는지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교육적 성취에 있어 유전적 영향을 분석하는데 주로 유럽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직접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결과에서 인종간 교육적 성취에 관여하는 유전자 특성이 공통으로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동아시아인에서만 나타나는 유전자 위치 102곳도 확인된 가운데, 향후 동아시아 인구집단에 대한 유전자 분석 연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인구집단에서 인지기능과 관련한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육 수준이 치매나 정신장애 등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등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유전자 분석 결과가 개인의 최종 학력이나 학업 성취도 등 교육 수준을 예측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유전적 요인이 교육적 성취에 주는 영향은 10% 수준에 불과하고 사회·환경적 요인이 더욱 복합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돼 왔다.

명우재 교수는 “동아시아인에서 교육적 성취에 대한 유전적 구조를 이해하고 인종 간 공유되는 유전적 특성이 많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삼성서울병원·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원홍희 교수 역시 “동아시아 인구집단에서 교육적 성취와 유전과의 연관성을 수십만 명의 대규모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향후 다양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연구를 촉진해 교육 성취와 유전적 상호작용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신진연구지원사업, 신진중견연계사업과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삼성서울병원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해당 논문은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네이처 인간행동학 (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으며, 전문을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3-01781-9)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시아인(EAS)과 유럽인(EUR) 사이에서 공통적이거나 차이가 확연한 대표적인 유전자 표현형 비교. [자료=«Nature Human Behaviour»]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