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이야!”했다가…나이들수록 무덤덤 안 놀라, 왜?

예상치 못한 소리에 대한 생쥐 반응 연구...뇌 성장에 따라 반응 달라져

아이일 때는 온 세상이 놀라움으로 가득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크게 놀랄 일이 줄어든다. 왜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일 때는 온 세상이 놀라움으로 가득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크게 놀랄 일이 줄어든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러한 현상이 뇌가 ‘놀라움’을 배우고 성장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바젤대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놀라움을 느끼는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이 성장과 함께 효율적인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어린 생쥐를 대상으로 동일한 소리 사이에 불규칙한 간격으로 다른 소리를 들려주고 뇌파 변화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발달 중인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강한 반응을 보였지만 관련 뇌 영역이 성숙하면서 반응 강도가 점차 감소해 성인 생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뇌는 비정상적인 자극의 경우 다른 자극보다 훨씬 빨리 ‘중요’, 혹은 ‘흥미롭지 않음’으로 분류하는데 이러한 과정의 영향으로 같은 자극을 여러 번 받고 나면 훨씬 덜 놀라게 된다. 놀라움을 주는 자극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방향으로 성장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놀라움을 처리하는 뇌 영역이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며 뇌 성장의 과정에 소리 등 자극에 대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청신경에서 대뇌피질로 가는 초입에 위치한 하구체(inferior colliculus,IC)는 가장 이른 시점인 생후 20일에 완전히 성숙했고 그 다음에 청각 신호가 전달되는 시상하부는 30일이 지난 후에야 성인 생쥐와 비슷한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 청각 정보를 일차적으로 받아들이는 측두엽의 한 부위인 청각 피질의 발달은 50일이 되서야 이뤄졌다.

또, 소음 중립적인 환경에서 사육한 생쥐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대한 청각 피질의 발달이 상당히 지연됨을 확인했다. 이는 뇌, 즉 대뇌피질이 성장하며 세상에 대한 내부 이미지를 어느 정도 형성하고 외부 자극과 비교해 반응을 보이는 데 소리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적은 생쥐의 대뇌피질은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놀라움을 배우는 속도가 느리다는 설명이다.

당연하게 여겼던 놀라움에 대한 뇌의 반응을 관찰한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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