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 국경폐쇄 효과 없었다… ‘이것’ 가장 효과적

팬데믹 재발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와 폐수검사 등 ‘유전체 감시’ 병행 바람직

코로나19 같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언제 또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국경폐쇄 조치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별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전체 감시의 병행이 바람직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경 폐쇄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특정 지역 내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는 유전체(게놈), 이동성, 역학 등 데이터를 결합해 각종 코로나19 조치가  바이러스 전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앞으로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재발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함께 폐수검사 등 유전체 감시 활동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Genomic surveillance reveals dynamic shifts in the connectivity of COVID-19 epidemics)는 국제학술지 ≪셀(Cell)≫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edicalXpress)’가 소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러 단계에서 자택 대기,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 제한 등 각종 조치와 명령이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조사했다. 인간 접촉 네트워크를 규명하면 코로나19 전파와 향후 팬데믹 위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파는 지리적 거리가 아니라 지역 간 인구이동 규모(이동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부분적 폐쇄가 바이러스의 국경 간 전파를 막는 데 썩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마크 젤러 박사(유전체 역학)는 “두 지역의 지리적 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람들의 이동 측면에서 두 지역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2년 동안 여행 패턴의 변화가 바이러스 전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장소와 시점에 수집된 바이러스 서열 간의 유전적 유사성을 정량화했다. 서로 다른 두 지역 간의 바이러스 유전체가 비슷할수록 그 지역이 사람들의 이동 측면에서 더 많이 연결돼 있음을 뜻한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는 유전체(게놈) 데이터, 이동성 데이터, 역학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코로나19 조치가 바이러스 전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했다. [사진=스크립스연구소]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채취한 코로나19 검체 8만2000개 이상을 시퀀싱(염기서열 분석)해 북미 및 전 세계 코로나19 유전체와 비교했다. 그런 뒤 유전체 데이터를 항공 및 육로 여행 데이터 DB(익명 휴대폰 추적 기반)와 통합해 북미 내 여러 카운티의 연결성을 추정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단계에서 엄격한 자택 대피령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됐을때,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지방 및 지역 수준(인접한 카운티 내 또는 카운티 간)에서 발생한 걸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완화되고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여행하기 시작하면서 먼 곳에서의 감염이 늘어났다.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된 후 샌디에이고에서 순환하는 바이러스의 약 50%는 지역 순환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었고 약 50%는 최근 지역 간 이동으로 인한 것이었다. 또한 팬데믹 기간 내내 샌디에이고와 인근 바하 캘리포니아 사이에 지속적인 감염이 있었다. 이는 미국-멕시코 국경의 부분적 폐쇄가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통근 패턴 등 요인이 감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 중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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