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우울한 아빠가 아이 잘 키운다?

엄마의 불안과 우울증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 줘

약간 불안하고 우울한 아빠가 더 똑똑하고 예의 바른 자녀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식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다. 부모의 생각과 행동을 자녀들이 따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정신적, 정서적 상태가 자녀에게 예상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심리학의 최전선(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약간 불안하고 우울한 아빠가 더 똑똑하고 예의 바른 자녀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여러 대학에서 61명(남아 36명, 여아 25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임신 중과 자녀가 6~8세일 때 아버지의 불안과 우울증이 자녀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불안하고 우울한 아빠의 자녀는 더 나은 주의력, 더 높은 IQ 및 더 많은 자제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부모에게 설문지를 작성하게 한 결과, 우울증에 걸린 아빠를 둔 자녀는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화를 잘 내지 않으며, 집중력이 훨씬 더 긴 것으로 관찰됐다. 또 표준화된 테스트 점수에 따르면 이러한 자녀는 아버지가 불안이나 우울증을 겪지 않은 자녀보다 IQ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불안하고 우울한 아빠가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반적인 가설과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라며 “불안하고 우울한 아빠가 자신의 정신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으면 자녀에게 더 공감할 수 있고 따라서 더 나은 부모 조율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 조율은 자녀의 감정 상태와 필요에 대한 부모의 인식과 반응을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산모의 불안과 우울증은 나중에 발달 문제와 정신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등 자녀에게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엄마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넘쳐나면 태아는 불안과 우울증, 행동 문제, 심지어 자폐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극심한 외상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임신 초기의 심각한 스트레스는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맥길대 부교수이자 연구의 공동 저자인 티나 몽트뢰유는 미국의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 Daily)’와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잠재적 설명은 우리 연구 표본의 아버지들이 산모의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 또는 기타 알려진 예측 인자와 같은 환경적 위험 요인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 자녀에게 더 큰 조정을 보였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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