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건강] 韓서 가장 비싼 수술은?…누가 비용을 지불하는가

주요 수술 비용 5년 새 2조 증가...전문가 "건보 체계 개선 촉구"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수술은 ‘심장수술’로 무려 한 건당 3497만원에 육박했다. 주요 질병으로는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대동맥 협착증, 심장판막에 염증이 생기는 승모판 협착 등이 있었다.. [사진=코메디닷컴 DB]
한컷건강 한줄평 : 아픈 건 노인이, 비용은 젊은이가?

당연한 말이겠지만 수술을 하려면 수술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수술별로 필요한 장비나 기구, 치료제 등이 달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수술,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수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난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간한 ‘2022년 주요수술(34개) 통계연보’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수술은 ‘심장수술’이었습니다. 한 건당 3497만원에 육박했죠. 주요 질병으로는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대동맥 협착증, 심장판막에 염증이 생기는 승모판 협착 등이 있습니다.

두 수술은 인공 판막을 심장 안에 삽입합니다. 급여를 해도 인공 판막 가격이 3000만원에 달하고 수술 시간도 2~5시간으로 긴 편에 속합니다. 수술 인프라가 갖춰진 종합병원 이상 병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높은 가격을 형성한 데 한몫합니다.

가장 싼 수술은 치핵 수술이었습니다. 치핵은 ‘치질’이라고도 합니다. 건당 117만원으로, 심장 수술보다 11배 저렴했습니다. 수술시간도 20분 내외로 짧고 기구 삽입도 하지 않습니다. 매해 20건 이내로 이뤄지는 심장수술에 비해 치핵수술은 300건 내외로 비교적 흔한 수술로 알려졌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심장수술 다음으로 비싼 ‘줄기세포이식술’입니다. 줄기세포를 피부에 주사해 노화를 막는 미용 시술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백혈구를 비정상적으로 분화시키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골수의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백혈병 등의 치료에 쓰이는 수술법입니다.

조혈줄기세포라고 불리는 조혈모세포는 신체에 일정한 수의 혈구(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을 생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이 생기면 암세포가 증식해 조혈모세포의 숫자가 줄어 들죠. 이때 몸에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필요한 적정량을 채워주는 수술입니다.

비싼 수술, 저렴한 수술을 통틀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돈을 쓴 수술은 일반 척추수술이었습니다. 이 수술을 위해 지출된 비용만 지난해 총 9738억이었습니다. 허리디스크 환자들이 주를 이뤘으며 그 뒤로 백내장(8958억), 관상동맥이 좁아져 금속그물망을 넣어 확장하는 스텐트 삽입(7809억), 인공관절을 넣는 슬관절 치환술(7703억)까지 중증 수술보단 퇴행성 및 노인성 질환이 많았습니다.

주요 수술(34개) 합산 비용은 2018년 5조8947억원에 비해 지난해 8조823억으로 약 40% 상승했습니다. 이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자 증가와 관련있는데요. 나이가 들면 내부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이상이 젊은 사람보다 자주 생겨 병원을 더 많이 찾고 수술을 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술 연령대로 보면 △60대 △70대 △50대 순으로 높았습니다.

미래 청년들에게 ‘건보료 폭탄’ 안 물려주려면

앞으로 더 늘어날 이 수술비, 수술을 직접 받는 노인세대가 부담하는 것일까요? 위 수술의 대부분은 건강보험(건보)을 적용 받고 있기 때문에 일부 청년세대가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건강보험은 의료이용자와 의료비 부담자가 일치하지 않으며 세대간 재분배를 원칙으로 합니다. 다시 말해 진료와 수술은 노인이 받지만, 의료비는 건보료를 더 많이 내는 청년 세대가 대신 지불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세대간 재분배는 청년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처럼 저출산·고령화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건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합니다. 돈 낼 사람은 급속해서 줄어드는데, 돈 쓸 사람만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초고령사회, 청장년세대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순천향대부천병원 영상의학과 이은혜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수술만 시행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만성질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정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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